쓰담쓰담, 지구야 오늘도 미안해
쓰담쓰담, 지구야 오늘도 미안해
  • 최충진 청주시의회 의장
  • 승인 2022.01.0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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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최충진 청주시의회 의장
최충진 청주시의회 의장

 

탄소 발자국은 개인 또는 단체가 직접 간접적으로 발생시키는 온실 기체의 총량을 의미한다. 개인의 탄소 발자국은 가정에서의 난방 및 전기 사용과 자동차 이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방출이 대표적이다. 물 사용, 일회용품 사용 또한 탄소 발자국으로 측정된다. 양고기 1㎏을 소비할 때 39.2㎏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며, 이는 약 145㎞를 운전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과 동일하다고 한다.

오직 이뿐만 인가? 하루하루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모든 것들, 입속에 들어가는 식재료 모두가 따지고 보면 지구상에 탄소를 발생시켜 만들어진 것들이다. 인간이 태어나 한 생을 마감할 때까지의 모든 족적이 지구를 병들게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고 지구를 살리자고 모든 일상생활을 멈추고 `나는 자연인이다' 외치며 자연 속으로 도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먼 훗날 지구온난화로 지구가 멸망하는 날이 온다면 그동안 알면서도 지구를 병들게 했던 우리 모두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자가 아닌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탄소배출을 막을 수 없다면 해법은 하나, 줄여야만 한다. 관련 법과 제도를 바꾸는 등 전 세계적으로 국가와 기업이 탄소 줄이기 운동에 앞장서고 있지만 개인의 생활 습관이 바뀌지 않으면 결국 지구는 병들고 만다.

지난해 10월 한 달 동안 백만보를 걷는 신기록을 달성했다. 평소 용암동에서 청주시의회까지 출퇴근 길을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고 걸어 다닌다.

도보로 30분 안쪽에 있는 행사장도 시간에 쫓기지 않는 이상 관용차를 사용하지 않는다.

한 사람이 1㎞를 이동할 때 승용차를 이용하면 198g의 탄소가 배출된다고 한다. 2020년 7월 청주시의회 의장에 취임하고 지금까지 관용차를 사용하지 않고 감축한 탄소량을 어림잡아 따져보니 약 1100㎏에 달했다.

30년생 소나무 한그루가 연간 10㎏의 탄소를 흡수한다고 한다. 필자가 줄인 탄소는 110그루의 소나무를 심은 효과와 맞먹는다. 하루하루의 작은 생활 습관이 쌓여 작은 소나무 동산 하나를 만든 셈이다. 물론 건강은 덤이다.

청주 도심 곳곳을 걷다 보면 차를 타고 다니며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 온다. 사계절 색색이 변하는 청주의 젖줄 무심천과 성안길, 육거리시장 등 원도심 골목골목마다 정다운 사람들의 세상 사는 이야기, 걷는 즐거움에 푹 빠지기 일쑤다.

가끔 시간에 쫓겨 도심 곳곳에 놓인 공유자전거를 타보면 걷는 즐거움과 달리 실망감이 크다. 울퉁불퉁한 도로와 끊어진 자전거 도로, 청주에서 자전거로 출퇴근 하기에는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 안전사고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어 관련 인프라 정비 등 개선이 시급하다.

청주가 깨끗하고 맑은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일상 속 작은 생활 습관 실천이 중요하겠지만 탄소저감을 위한 청주시의 세심한 관심과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가장 먼저 무심천을 벗어나 중앙동, 성안동 일원 원도심의 자전거도로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임인년 새해가 밝았다. 쓰담쓰담! 청주시민 모두가 지구를 생각하는 한마음 한뜻이 되어 두 발과 두 바퀴로 울창한 소나무 숲을 만들어 가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오늘도 신발끈을 질끈 동여매고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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