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관념 의사꿈 접고 전기 기술자 도전
고정관념 의사꿈 접고 전기 기술자 도전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1.12.27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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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포커스
특성화고 진학 전교 4등 청주 운호중 3 이성빈군
내신 300점 만점에 293.7점 … 3년 내내 1~2등
최상위권 성적 불구 청주공고 전기제어과 선택
부모·교사·친구 이구동성 “네가 왜?” 만류에도
“흥미없는 공부보다 기술 배우고파” … 결심 확고

기술강국을 외치면서도 기술을 외면하고 특성화고는 갈수록 설 자리를 잃은 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청주 운호중학교 3학년 이성빈군(16)은 전교 4등의 최상위 성적으로 청주공업고등학교 전기제어과를 선택해 화제다.

성빈군의 내신 성적은 300점 만점에 293.7점. 중학교 3년 내내 반에서 1~2등을 할 만큼 뛰어난 성적을 자랑했다.

어릴적 성빈군의 꿈은 의사였다. 의사가 제일 좋은 줄 알았다. 하지만 중학교 입학 후 의사는 나의 꿈이 아니고 사회에 박힌 생각이었음을 깨달았다. 열심히 공부했고 그 결과 중학교 성적은 좋았다. 하지만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그는 고민이 많았다.

성빈군은 “주변 어른들로부터 어릴 때 열심히 해 놓으면 나중에 편하게 살 수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일반고에 가서 3년 내내 흥미없는 공부를 하는 것이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열심히 공부해 전교권 안에 들고 성공한다고 해도 3년 동안 몸과 마음이 지치면서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성빈군은 전기기술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특성화고를 선택했다.

주변 친구들은 의아해했다.

공부 잘하는 성빈군에게 친구들은 “왜? 네가”라며 반문했고 일반계 고등학교에 함께 진학하자고 설득도 했다.

진학을 담당했던 정진호 부장 교사도 진학 조사 과정에서 성빈군이 특성화고를 진학하겠다고 말했을 때 당황했다. 15년 교사 생활을 하면서 최상위 성적의 학생이 특성화고를 선택한 경우는 성빈군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정진호 교사는 “처음엔 다시 생각해보면 안 되겠느냐고 여러 번 설득했지만 성빈이의 결심이 워낙 확고했다”며 “성적이 좋은 학생의 부모 대부분이 특성화고 진학을 반대하는 데 성빈이의 부모님은 아들의 선택을 존중해 주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원하는 전기제어과를 지원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전기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성빈군은 “전기는 앞으로도 중요한 자원이고 전기 자격증이나 기술 등을 배워 놓으면 어디든 취업하기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일반고에 가서 3년 동안 책만 들여다보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기술을 배우고 다양한 것들을 해보면서 흥미를 찾고 재미있고 활력있는 고교 생활을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힘들게 3년을 보내는 것과 기분 좋게 그 시간을 보내는 것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해 청주공고를 선택했다”며 “전기 공부를 3년 동안 배우고 자격증을 기초만 따놓는 게 아니라 심화된 과정도 공부해 한 분야에 전문적으로 종사할 수 있는 전기 기술자가 되는 것이 나의 꿈이자 목표다”라고 강조했다.

학벌이나 학력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두렵지 않냐는 질문에 성빈군은 “개의치 않는다”라는 한마디를 남겼다.

전기 기술자의 꿈을 키우기 위해 성빈군은 고교 입학 전까지 전기에 대한 공부를 차근차근 준비할 계획이다.

/김금란기자
silk8015@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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