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 후 귀가 아파요
물놀이 후 귀가 아파요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7.30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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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은 정 원장 <두리이비인후과>

더운 여름, 시원함을 찾아 온 가족이 함께 즐거운 여행을 떠나게 되는 물놀이철이다. 하지만, 즐거운 물놀이를 다녀온 후 갑자기 귀의 통증을 호소하게 되면 걱정이 앞서 병원을 찾게 된다. 이때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급성 외이도염'이다. '외이도'란 귓구멍에서 고막까지 통로를 일컫는데, 이 부위에 염증이 생긴 질환을 말한다. 흔히 중이염을 떠올리기 쉽지만, 중이염은 귀에 물이 들어갔다고 해서 생기는 병은 아니다. 다만, 이미 중이염을 앓고 있었거나 자주 중이염을 앓았던 경우에는 외이도염이 동반되면서 중이염이 악화될 수 있다.

외이도염이 생기는 이유를 말하기 전에 우리 귀의 정상적인 방어능력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방어능력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아이러니하게도 일반인들이 많이 파내고 싶어하는 귀지(이구)이다.

귀지는 지방성분으로, 외이도 피부 표층에 녹아 있어서 이물질이 피부에 침투하는 것을 늦출 뿐만 아니라, 약산성으로 항균작용도 한다. 또한 면역글로불린과 라이소자임(lysozyme)이라는 효소가 있어 항바이러스 작용도 한다.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귓속에 물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이때 귀 안이 축축해지면서 세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이 되고, 귀 안의 물을 빼내기 위해서 무리하게 귀를 후비게 되면 외이도 피부의 귀지층이 파손되어 귀지가 지닌 항균작용이 감소하게 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상처를 내는 경우가 많다. 외이도염의 주범은 녹농균인데 특히 30도가 넘을 때 잘 증식이 되기 때문에 여름철 귓병을 만들어내는 주원인이다.

물놀이 후 처음 며칠 동안은 귀가 가려운 증상이 시작되고,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가려운 귀를 만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병이 더 진행되어 통증과 함께 귀가 먹먹하여 잘 안 들리거나 고름이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심한 경우 통증으로 인해 잠을 못자는 경우도 있다.

외이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귀를 건조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영장에 다녀온 후 한쪽 귀를 아래로 하여 가볍게 뛰며 자연스럽게 물을 흘러내려가게 하여 물기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이 방법만으로도 대부분의 물기는 제거된다. 많은 사람들이 면봉을 사용하여 물기를 제거하는데, 이 경우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귀를 후비게 되는 경향이 있어 절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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