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트를 던져 소행성 맞춰볼까
다트를 던져 소행성 맞춰볼까
  • 한강식 속리산중학교 교사
  • 승인 2021.12.15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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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 이야기
한강식 속리산중학교 교사
한강식 속리산중학교 교사

 

지구는 하루에 약 500만 개의 우주상의 물질과 충돌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물질들은 매우 빠른 속력으로 대기권에 진입하므로, 대부분 마찰에 의해 타버려서 소멸한다. 하지만 일부는 지구로 추락해 운석이 되기도 하고, 크기가 큰 것은 충돌 흔적인 운석구를 남기기도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정된 운석구는 약 200여 곳이다. 2020년도 말에는 경남 합천에서 약 200m 크기로 추정되는 소행성이 충돌한 운석구가 발견돼 우리나라 최초의 운석구로 인정받았다. 1908년에는 약 60m 크기의 운석이 시베리아 지역 상공에서 폭발해 서울시의 약 3배에 달하는 숲이 파괴된 적도 있다. 드물게 일어나기는 하지만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 위협은 상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물론 인류도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지난달 24일 미국 반데버그 우주군기지에서 익숙한 이름의 우주선 한 대가 발사됐다. 우주선의 이름은 다트(DART). 화살을 던져 과녁을 명중시키는 다트 놀이의 다트가 맞다.

다트의 임무는 소행성과 충돌해 소행성의 궤도를 변경시키는 것이다. 표적은 지름 약 160m 크기의 소행성 디모르포스. 디모르포스는 약 780m 크기의 소행성인 디디모스의 주위를 돌고 있는 위성이다.

내년 9월 말쯤에 도착 예정인 다트는 초속 약 6.6km의 속도로 디모르포스와 충돌한다. 이를 통해 디모르포스의 공전 속도에 약 1% 정도의 변화가 나타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충돌 대상으로 소행성의 위성을 선정한 데는 이유가 있다. 혼자서 태양을 도는 소행성의 경우 공전주기가 보통 수년이기 때문에, 궤도 변경이 성공했는지 확인하려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위성인 디모르포스는 디디모스를 중심으로 약 12시간에 1바퀴씩 공전한다. 따라서 궤도 변화가 성공했는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2029년에 우주선을 발사해 소행성 직접 탐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탐사 대상은 약 390m 크기의 아포피스. 이집트 신화에서 태양신을 삼키는 거대한 뱀의 이름이다. 무시무시한 이름 만큼이나 지구에 대한 위협도 현실적이었는데, 최초 발견 당시에 계산된 지구 충돌 확률은 약 2.7%였고, 한때는 6%까지 상향 되기도 했다.

현재 예측으로는 2029년 지구로부터 약 3만 1000km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한다. 보통 정지궤도 위성의 고도가 3만 6000km임을 감안하면 지구와 상당히 가까운 곳을 통과하는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 지구와의 충돌 확률은 거의 없다고 보고되고 있다.

소행성은 크기가 작아 지구처럼 지각변동을 겪지도 않고, 대기가 없어 생성 당시 그대로의 모습을 보존하고 있다. 내부의 희귀한 광물들을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때문에 이 정도 크기의 비교적 큰 소행성이 지구의 앞마당을 지나가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각국의 과학자들이 아포피스를 주목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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