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 바이올린과 함께하는 겨울이야기
왕 바이올린과 함께하는 겨울이야기
  •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 승인 2021.12.0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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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12월에 접어들자 거리의 낙엽들과 앞산의 빨간 빛깔도 색을 발하고 흰 눈과 함께 쓸쓸함을 더해간다.

초겨울이 되면 늘 생각나는 멋진 악기가 있다. 오래전 시골 학교에 근무하던 시절 청주의 챔버오케스트라 단체가 산골학교로 연주를 왔다.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등으로 악기가 구성된 현악 앙상블 팀이었다. 연주해설은 내가 맡았다.

첫 연주가 끝나고 연주팀 소개와 악기를 소개했다. 바이올린, 비올라 소개가 끝나고 첼로를 소개하려는 순간 1학년 아이들이 “와! 왕 바이올린이다.”라고 크게 외치며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좌중들과 무대에 앉은 단원들 모두가 그 소리에 감탄하며 크게 웃었다. 해설을 맡은 나도 크게 웃으며 “맞아. 왕 바이올린이야.”라고 말하며 첼로에 대해 설명을 하였다.

지금도 첼로만 바라보면 그 겨울날 왕 바이올린 사건을 떠올리며 피식 실소를 터트리곤 한다.

첼로라는 악기는 현악기의 하나로 비올론첼로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바이올린계의 악기로서 활로 줄을 켜서 소리를 낸다. 줄은 4줄이며 구조는 다른 바이올린계의 악기와 거의 같지만 훨씬 커서 의자에 앉아서 연주한다. 음의 넓이는 바이올린보다 1옥타브 낮고, 현악기 중에서 음역이 가장 넓고, 침착하면서도 묵직하고 깊이 있는 음색을 갖고 있다.

실내악이나 관현악에서뿐 아니라 독주 악기로도 널리 쓰인다. 오케스트라에서는 주로 낮은음의 주된 가락을 맡아 연주하며 소리는 마치 남성 바리톤의 목소리를 닮은 멋진 현악기이다.

악보는 바이올린보다 한 옥타브가 낮기 때문에 주로 낮은 음자리표를 쓰지만 중음에서는 비올라의 가온음자리를 쓰고, 높은 소리를 연주할 때는 바이올린처럼 높은음자리를 연주하는 다양성을 가진 악기다.

첼로의 아름다운 소리를 일반 대중이 느낀 건 아마도 80년대 컬러 TV가 대중화되며 CF 음악으로 나온 엘가의 `사랑의 인사'나 바흐의 `무반주 연주곡 1번 프렐류드'였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 커피를 음미하며 LP 음악으로 듣는 첼로 음악은 하루를 편안하고 여유를 느끼게 하는 최고의 위안 음악이 될 것이다.

먼저 첼로 소품이나 실내악을 소개하면 라흐마니노프 `첼로 소나타 G 단조', 베토벤의 `첼로 소나타', 브람스 `첼로 소나타', 오펜바흐의 `자클린의눈물' 등이다. 첼로 협주곡을 소개하면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하이든 첼로 협주곡 D, 랄로의 첼로 협주곡 D 단조, 슈만의 첼로 협주곡 등이 유명하다.

얼마 전엔 충북에도 반가운 소식이 있어 소개해 보려 한다. 청주 출신 이유빈씨(한국예종 4학년)가 헝가리 다비드 포퍼 국제콩쿠르(25세 이하)에서 1등과 특별상을 받았다. 당연히 2022년에 헝가리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할 예정이라고 하니 충북음악계의 경사라 할 수 있다.

겨울이 시작되는 음산한 거리를 바라보며 듣는 첼로의 아름다운 선율은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녹여줄 위안의 소리가 되고 그 옛날 왕 바이올린의 그윽한 소리를 들으며 음악을 알게 된 어린 친구들은 첼로의 따뜻한 소리에 이 겨울의 이야기를 하며 기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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