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만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속만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 박명식 기자
  • 승인 2021.12.07 18: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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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박명식 부국장(음성주재)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지 1개월째인 우리나라는 올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연말연시에 접어들었다. 성탄절 전·후부터 구정 설 명절까지 이어지는 연말연시는 자영업자들에게 1년 한 해 중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그런데 이들 자영업자에게 또다시 심각한 위기가 찾아왔다.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5000명까지 늘어나고 있고 델타변이 바이러스를 초월한 오미크론까지 등장했다. 갈수록 확진자는 물론 사망자도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는 등 상황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단언하지만 장담하기에는 사정이 너무 좋지 않다.

12월이면 송년회 등의 각종 단체 모임과 친구·가족 모임 등으로 식당가는 북적북적해야 하지만 손님은 하루가 멀다 하고 줄어만 간다.

예상대로 위드 코로나를 장담했던 정부는 백신 접종 여부 관계없이 사적모임이 가능한 인원수 제한을 수도권 6인, 비수도권 8인까지로 축소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연말연시 특수에 찬물을 끼얹었다. 단, 1개월이었지만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이제 좀 장사를 해서 대출 이자라도 갚을 수 있게 됐다고 안도했던 자영업자들은 속만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일반적으로 연말연시에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다. 통계적으로도 자영업자들이 1년에 올리는 매출 중 30%는 연말연시에 집중된다. 지난해 연말연시도 코로나19로 인해 혹독한 겨울을 보낸 자영업자들은 올 연말연시마저 폭 망의 그늘이 드리워지면서 그동안 버티며 기대해 왔던 실낱같은 희망마저 잃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취업자의 약 25%가 자영업계를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OECD 주요국의 평균 비중 20%보다 높은 비율이다. 그만큼 자영업계가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직간접적인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달리 해석하면 우리나라 경제를 튼실하게 유지시킬 수 있는 근간은 자영업계라고도 볼 수 있다.

대통령 선거가 이제 3개월 남았다. 코로나19 방역을 놓고 정치적 계산을 따지지 않을 수도, 배제하기도 어려운 것은 거대 양당의 입장차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방역수준 강화 조치가 자영업을 통해 먹고 사는 국민들의 표심 방향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이렇다저렇다 떠들지를 못한다.

갈 길 바쁜 거대 양당 대선 후보들은 지지층 확보에만 혈안이 돼서 청년층, 중·장년층, 노인층을 각각 겨냥한 메아리 같은 공약과 정책만을 쏟아내고 있다.

그동안 피눈물을 흘리며 코로나 시국의 희생양이 된 자영업자들에게 딱 꼬집어 희망을 줄 만한 신선한 공약과 정책은 제시하지 못하고 그저 국민의 혈세로 마련한 재난 지원금 정도로 대충 때우려고 한다. 막말로 한 달 가게 세도 안 되는 푼돈으로 자영업자들의 환심을 사고 표를 구걸하려고 하는 얕은수만 보인다.

국가 경제의 근간이 되어 주고 있는 자영업자들의 고통을 진심으로 헤아리고 그들에게 미래와 희망을 품어줄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 정권유지 또는 정권 재창출의 든든한 밑거름이라는 생각은 못하는 듯싶다.

자영업자와 자영업계를 통해 먹고사는 국민 25%가 청년들이고, 중·장년들이고, 노인들이고, 결국에는 유권자라는 생각은 못하는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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