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하자!
사랑을 하자!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7.26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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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찬 길 고문 <충북사회복지행정硏>

지난달 중순쯤 목소리에 힘이 없어 보이는 한 남자의 전화를 받았다.

본인이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병원비를 마련할 길이 없어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동일한 유형의 전화를 지속적으로 받고 있던 터라 "나이도 많지 않은 젊은 사람이 병원비를 왜 도와달라고 하지"하며 다소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병원을 방문해서 상담을 하고 보니 이해할 수 있었고, 병원비를 지원할 수밖에 없는 사정임을 알고 병원비 지원 결정을 내렸다.

그 후 한 달이 지난 며칠 전 홀어머니를 남겨두고 그 분이 세상을 떠났다는 가슴아픈 소식을 전해들었다.

요즘 들어 부쩍 긴급지원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양극화로 인해 생활 형편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별 변화가 없는 것 같다. 게다가 병원 진료때는 본인부담금을 지급해야 하는 관계로 가난한 사람은 "더 죽으라는 것이냐"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의료급여 오·남용을 막기 위해 개정된 사항임을 충분히 설명해 주고 이해하도록 하지만, 화를 내거나 억울함을 호소할 때는 사회복지사 입장에서는 안타까울 뿐이다. 많이 힘들더라도 꿋꿋이 이겨내라고 격려의 말을 전하는 등 조금이나마 그들을 도우려고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늘 그들에게 더 지원할 수 없는 것이 죄송할 뿐이다.

정부에서는 전국 어디서나 '129'번을 누르면 연결되는 보건복지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보건복지 전 분야에 대해 상담을 해주는 '129' 콜센터에 전화 상담을 하는 이들도 부쩍 늘어났다고 한다. 그만큼 세상 살기가 힘들어진 모양이다.

'열정이 식은 뒤에도 사랑해야 하는 날들은 있다. 벅찬 감동이 사라진 뒤에도 부둥켜 안고 가야 할 사람이 있다. 끓어 오르던 체온을 식히며 고요히 눈감기 시작하는 저녁 하늘로 쓸쓸히 날아가는 트럼펫 소리, 사라진 것들은 다시 오지 않는다.

그러나 풀이란 풀 다 시들고, 잎이란 잎 다진 뒤에도 떠나야 할 길이 있고, 이정표 잃은 뒤에도 찾아가야 할 땅이 있다. 뜨겁던 날들은 다시 오지 않겠지만, 거기서부터 또 시작해야 할 사랑이 있다.'

도종환 시인의 '저녁 무렵'이란 시 구절이다.

각박해지고 예전 같이 정이 없는 사회에서 다시 사랑이 넘치고 이웃사촌의 정이 흐르는 세상을 꿈꾸면 바보일까

모두가 가족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행복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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