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추위 시작 … 겨울이 무서운 취약계층
이제 추위 시작 … 겨울이 무서운 취약계층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11.23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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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체장애 3급 이영수씨 94세 노모와 힘겨운 생활
막일거리도 없어 … 기초생활수급비 30만원이 전부
영하권 날씨에 방안 냉골 … “연탄 받았지만 아껴야”
이영수씨가 자신의 집 한켠에 서서 겨울나기를 걱정하고 있다. /이주현기자
이영수씨가 자신의 집 한켠에 서서 겨울나기를 걱정하고 있다. /이주현기자

충북 중부지역에 대설 예비특보가 발효된 23일. 이날 청주의 기온은 오전 내내 영하권 근처에 머물렀다.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2가 이영수씨(58)의 집 안은 바깥보다 더 춥게 느껴졌다. 집밖에 최근 지원받은 연탄이 있었지만 더 추워지면 쓰려고 아끼는 중이다.

연탄을 바라보던 그가 멋쩍은 듯 손을 비볐다.

방 두 칸에 거실 하나 있는 오래된 집. 누렇게 변한 도배지는 습기 탓인지 얼룩덜룩 곰팡이가 펴 있었다.

“도배지 바꿀 돈이 어딨어요….”

지체장애 3급인 그는 청주시로부터 기초생활수급비 등 명목으로 수당을 받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식사는 하루 한 끼만 해결한단다. 반찬 없이 밥만 먹는 날이 허다하다고 했다. 쌀은 한 달에 한 번 주민센터에서 20㎏짜리 1포를 받아온단다. 이 정도면 한 달은 보낸다고 했다.

그는 홀몸이 아니다. 지병을 앓고 있는 성치 않은 몸에 94세 노모(김현배 할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있다.

고령인 김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하다. 아들 없인 생활이 거의 불가능하다. 게다가 귀도 잘 안 들린다. 김 씨가 농담인 듯, 진심처럼 말했다.

“너무 오래 살았어….”

그 말에 아들 이씨가 화를 냈다.

“그런 소리하지 마. 엄마는 나보다 더 오래 살아. 효도 한 번 못해서 미안해.”

노모는 바닥을 더듬거리며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아들이 노모의 뒤를 따라 들어간다. 방 안은 거의 냉장고 수준이었다. 바닥에는 약 봉지가 널브러져 있다. 혈압약, 심장약, 관절약 등 약 종류도 다양하다. 그는 없는 살림에 약값 대는 게 벅차다고 푸념했다.

“본격적인 겨울이 오면 더 외로워지겠어요. 추우니까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일감도 없을 테지요. 이번 겨울은 도대체 어떻게 버텨야 할까. 자신이 없네요.”

청주시청 관계자는 “이 씨처럼 취약계층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며 “민간에서도 어렵게 지내는 이웃에게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청주시내에는 생계급여 수급자는 1만 5097가구 1만 9135명에 이르고 있다.


/이주현기자
jh20130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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