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비용 껑충 “올해는 절반만 할래요”
김장비용 껑충 “올해는 절반만 할래요”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1.11.18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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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한포기에 5830원 … 평년보다 84% 올라
무름병·인건비 상승 … 대파·쪽파 등도 오름세
첨부용. /사진=뉴시스
첨부용. /사진=뉴시스

 

“배추하고 재룟값이 너무 올라 김장 절반만 하려고요.”

청주시에 사는 엄모(53·여)씨는 최근 김장 재료를 준비하러 전통시장을 찾았다가 깜짝 놀랐다. 김장철 배추와 양념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엄씨는 “채소 가격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며 “특히 배춧값이 너무 비싸 지난해보다 김장 양을 줄이려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김장철을 맞아 배추와 재룟값이 올라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작황 부진과 인건비 상승 등의 여파 때문이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청주 육거리시장 배추 한 포기 가격은 5830원으로 평년 가격(3160원)보다 84% 올랐다.

배추무름병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김장용 절임배추로 유명한 괴산군은 올해 농가 654곳에서 배추 598㏊를 심는 등 재배 면적을 늘렸지만, 오히려 지난해보다 배추 생산량이 33% 줄었다.

배추가 한창 클 시기인 9월부터 무름병 등이 확산하고, 10월부터는 갑작스러운 한파에 냉해가 겹쳤기 때문이다.

배추 작황이 좋지 못해 김장용 절임배추 공급도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김장용 절임배추로 유명한 괴산군은 올해 20㎏들이 절임배추 81만 상자를 판매해 284억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년 115만 상자 판매, 매출 402억원보다 30% 떨어진 수치다.

인건비 상승도 배추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외국인의 국내 입국이 까다로워지면서 일손이 크게 부족해 졌다.

이 때문에 예전에는 하루 12만원에서 13만원이면 외국인 근로자를 구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15만원까지 올랐다.

이렇게 줘도 돈을 더 준다는 남쪽 대농의 일터나 수도권의 공장으로 떠나가 일손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장 재료로 쓰이는 농산물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대파 1㎏ 가격은 평년보다 31% 높은 3000원, 쪽파 1㎏은 68% 뛴 7100원을 형성하고 있다.

깐마늘 1㎏ 가격은 9830원으로 평년 가격(7790원) 대비 26% 올랐다. 멸치젓도 평년 가격보다 600원 상승한 4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고춧가루만 1㎏당 2만7300원으로 평년 가격(3만360원) 보다 낮았다.

청주 율량동에 거주하는 주부 이모(56)씨는 “배추는 말할 것도 없고 마늘, 대파 가격이 죄다 올랐다”며 “네 가족 기준 20포기는 해야 했는데 올해는 어쩔 수 없이 10포기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물가협회에서 발표한 올해 4인 가족 기준 평균 김장비용은 지난해보다 8.2% 상승한 35만5500원으로 예상됐다. 마트 기준으로는 41만9620원으로 지난해 가격 대비 5.8% 올랐다.

/이형모 선임기자
lhm1333@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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