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 재즈의 선율을 느껴보자
가을밤 재즈의 선율을 느껴보자
  •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 승인 2021.11.17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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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이현호 충북예총 부회장

 

여름방학이 시작되고 우연히 밤늦게 EBS TV를 보게 되었다. 남무성이라는 재즈 연주가가 `올 댓 재즈'라는 주제로 재즈 이야기를 하고 있어 관심 있게 TV를 시청하게 되었다. 2007년인가 교사 시절 재즈 연수를 받을 때 관심을 가지고 책에 밑줄을 치며 열심히 재즈를 공부하였던 기억이 나서 다시 공부한다는 생각을 하며 TV를 재미있게 보았다.

재즈(Jazz)란 단어는 언제부터인지 별로 어색하다거나 거리감 없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음악용어 가운데 하나가 되어 있다. 어떤 노래를 듣고 나서 `재즈풍'이라고 평하기도 하고, `피아노로 재즈를 좀 쳐보았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재즈에 대해 정확히 아는 사람도 그리고 재즈의 실체에 대하여 즉 기원, 역사, 음악적 특징 등에 주의를 기울이는 이는 흔하지 않은 것 같다.

재즈는 19세기 말~20세기 초 미국 뉴올리언스 부둣가에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회에서 유래한 음악 장르로 블루스와 래그타임 (당김음의 효과를 강조한 흑인음악 양식)에 그 뿌리를 둔다. 1920년대 재즈 시대부터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유럽계 미국인의 음악적 토대 위에서 결합하고 연결한 전통음악과 대중 사이의 음악 표현 형태이다. 보통 재즈에서의 악기 편성은 멜로디 악기로 트럼펫, 클라리넷, 트럼본, 색소폰 등의 관악기를 편성하고, 리듬 악기로 드럼, 벤조, 기타, 튜바, 그리고 피아노, 콘트라베이스로 구성된다.

오늘날에는 피아노와 콘트라베이스가 재즈에서의 가장 큰 역할을 하기도 한다. 연주형태는 흑인 음악가들이 악보를 읽을 줄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으므로 순전히 청력에 의해 연주하는 경향이 짙었다. 재즈 특징은 블루음표, 거친 음색, 억세고 폭발적인 억양법, 기본 박자를 무시한 리듬과 악센트, 주어진 테마를 가지고 즉흥연주로 이루어지는 것이 재즈의 가장 큰 특징이다.

10여 년 전 일본의 하이틴 영화`스윙 걸스'라는 영화를 아주 재미있게 보며 재즈를 좀 더 쉽게 이해했던 것 같다. 일본의 시골 고등학교 학생들이 야구부를 응원하기 위해 중고 악기점에선 산 악기를 가지고 스윙 빅밴드를 만들었다. 밴드는 만들었지만 스윙 음악을 이해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었다. 우연히 신호등을 횡단하다가 신호등에서 나오는 음악을 듣고 One and, two and, three and, four and 하며 박자를 세다가 재즈를 익히는 과정과 대회를 앞두고 열심히 연습하는 과정, 특히 어렵게 대회에 참석해 신나게 연주하던 베니 굿맨의 `Sing Sing Sing'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특히 이 영화를 보며 일반적인 재즈 음악을 많이 이해한 것 같다.

요즘은 외국에서 공부하고 온 재즈 연주가도 많고 좋은 재즈 연주도 각 매체에서 많이 방송된다. 재즈를 재미있고 신나게 듣고 이야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재즈의 역사나 아프리카에서 죽을 고생을 하며 끌려와 목화농장에서 백인들에게 채찍을 맞으며 슬프게 불렀던 노동요나 깊은 소울이 느껴지는 영가를 들으며 가슴 아픈 이야기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점점 깊어가는 가을,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재즈로 편곡된 `고엽'을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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