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예술계, 스타를 키우자
달라진 예술계, 스타를 키우자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11.15 20: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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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충북을 대표하는 충북의 예술인은 누구일까? 이런 질문을 하면 지역예술계와 도민들이 과연 어떤 대답을 할까 궁금해진다. 이에 대한 조사는 한 번도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지역예술인들의 생각과 도민들의 생각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까 싶다. 지역의 대표성을 띤다는 것은 아티스트로서의 대중적 인기와 작품성이 갖춰야 하기에 말이다.

충북예술계에서 스타를 꼽기란 쉽지 않다. 지역으로 좁혀 들어가면 시인 정지용, 임꺽정의 저자 홍명희, 조각가 김복진 등에 그치지 않을까. 이들은 대부분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활동하던 선구적인 작가들로 자기 예술에 한 획을 그은 인물들이다. 문학적, 예술적 성공이 뒷받침되는 이들은 그야말로 검증된 인물로서 충북을 대표하기에 충분하다.

그러다 보니 작고 예술인에 대한 발굴 작업에 우선을 두고 모든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청주시는 청주지역 출신의 작고 예술인 기념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고, 충북도도 충북출신 작고 예술인들의 자료 `충청북도 작고 예술인 전집'을 연차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어 많은 지역예술인의 발자취가 재조명 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적 시점에서의 스타 발굴은 미흡하다. 지역예술인의 삶과 작품을 조명하는 데 대부분 작고라는 딱지가 붙어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물론 예술세계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평생을 전념한 작고 작가를 기념하는 것만큼 확실한 기념사업은 없다. 논란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과거 인물에 방점을 두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코로나19이후로 예술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지자체마다 지역예술스타를 키우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한민국 최대 규모인 미술 아트마켓 `2021년 키아프'에서 20대 30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이 고액에 판매되면서 기염을 토한 것만 봐도 시대 흐름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스타를 요구한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지역을 연고로 한 갤러리들이 소속 작가들을 내세워 미술시장을 선도하는 것만 봐도 `스타키우기'에 적극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충북예술계에 스타가 없을까. 분야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인다면 스타를 찾아내기란 훨씬 쉽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작품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젊은 예술가들도 있고, 삶의 철학을 작품에 녹여내며 독특한 예술철학을 보여주는 충북의 예술인들도 생각하는 것보다 많다. 오히려 지자체나 예술기관들이 스타를 발굴하려는 노력이나 성장을 인식하지 못하다 보니 지역예술계에서 이름이 묻히는 경우가 많다.

경쟁력 있는 예술인을 스타로 활용하지 못하는 지역예술계의 현실은 좋은 작가 군을 놓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완성된 충북출신 예술인도 있다. 지난 주말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두 음악 거장들의 청주무대도 화제성이 높았다.

박영희 재독작곡가가 작곡한 오페라 초연 무대 `길 위의 천국'은 종교를 떠나 조선의 길을 개척한 인물에 대한 진심이 곡 전체에 스며 있었다.

연광철 성악가 역시 무대로 승부하는 예술가로서의 자세를 보여주었다. 곡 하나하나에 깃든 그의 깊은 음색은 감동적이었다. 그들의 예술적 토대인 고향 충북은 그들의 무대를 보는 것으로 만족해선 안 된다. 국경 없이 세계적인 음악 활동을 보여주는 두 거장을 기리는 콩쿠르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충북이 할 일이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좁혀지고 있다. 변화의 시간만큼 충북예술과 예술인들의 자긍심을 고양하는 일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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