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스마트팜 기준 필요
한국형 스마트팜 기준 필요
  • 윤인기 (주)두성기업 대표이사
  • 승인 2021.11.09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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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윤인기 (주)두성기업 대표이사
윤인기 (주)두성기업 대표이사

 

2021년, 우리는 5G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5G는 5세대(5th Generation) 이동통신을 가리키는 말로 음성통화만 가능했던 1세대 이동통신부터 시작된 기술 발전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우리 앞에 펼쳐질 미래에서는 실시간으로 많은 데이터가 오고 가야 하기에 보다 빠른 전송속도와 낮은 전송지연율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힘을 쏟는 것이다. 이처럼 구현 가능한 기술이 상용화될 때 한 단계 진화를 할 수 있는 것은 스마트 팜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농촌진흥청은 실시간 농장 CCTV 확인과 센서를 이용하여 측정한 기상정보를 토대로 원격으로 장치를 제어할 수 있는 1세대 스마트 팜을 시작으로 온도·습도·CO2 등의 온실 환경을 측정 후 알고리즘을 통한 복합환경제어와 클라우드 서비스가 더해진 2세대, 여기에 복합에너지 관리기술을 도입하고 로봇 농기계를 비롯한 농작업자동화 시스템이 더해진 3세대 한국형 스마트 팜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 한국형 스마트 팜이라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야 했던 것일까? 물론 네덜란드와 같은 유럽 농업선진국의 기술을 그대로 가져와 이용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우리나라 시설재배의 90% 이상이 중·소규모 비닐하우스로 이루어져 있어 대규모 유리온실을 대상으로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선진 기술은 우리 실정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작물의 특성과 시설의 형태를 고려하여 적은 투자비용으로도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을 시작으로 단계적인 기술개발과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것, 이것이 한국형 스마트 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떤 분야에서나 그렇듯 새로움은 익숙함과의 마찰이 생기기 마련이다. 아니 필연적인 관계이자, 넘어야 하는 큰 산이다. 국가에서는 1세대 스마트팜의 보급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새로운 젊은 인력의 유입이 없어 고령화가 진행된 농업분야에서 기존 재래식 농법은 너무나 익숙하고 당연한 일이지만 설비 및 전자기기를 다루는 것은 너무나 낯설고 어려운 일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장점이 많은 물건도 사용하는 사람의 손에 편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1세대 스마트 팜을 조금 더 세분화하여 모듈방식으로 기능을 하나씩 추가할 수 있는 열린 시스템을 먼저 도입하고 사용자 교육을 통해 실제 운영을 한 후 사용자의 요구에 의해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을 사용한다면 스마트 팜으로의 진입장벽을 조금은 낮출 수 있지 않을까? 각 모듈이 독립적으로 설치되더라도 통합제어가 쉽게 가능해진다면 중소기업에서도 전체가 아닌 일부에 대해 충분히 전문성을 가지고 시장진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 팜 설비 수요가 늘어나 다수의 중소 공급업체가 경쟁을 통해 적정가격을 만들어 나간다면 규모는 다소 작을지라도 꾸준한 스마트 팜의 확산이 가능할 것이다.

농업 기술이 첨단화될수록 우리나라의 농업 역시 규모의 경제 영역으로 진입하게 되겠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농사에 대한 경험이 없이 귀농을 하겠다며 대출을 받고 정부지원금을 더해 넓은 부지에 첨단 시설을 유치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인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확실한 것은 스마트 팜은 농업의 연장선이기에 인간의 영역은 항상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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