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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7.24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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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도와 엄청도
지 창 준<계룡문화연구원 원장>

중국은 천도(天道) 수(數)인 28수(二十八 宿)에 의해 28개 성(省)으로 획정돼 있고, 조선은 개국 초에 팔괘(卦)에 의해(以應八卦) 자손만대 번영의 뜻을 담아 8도강산으로 획정해왔다.

각기 평안도, 함경도 등 도 명칭에다가 풍수(風水)적 고찰에 의해 맹호출림(猛虎出林)이니, 이전투구(泥田鬪狗)니 하는 팔도평론이 있는바. 충청도는 산자수명하기가 빼어나서 청풍명월(淸風明月·맑은 바람 밝은 달)이라는 가장 근사한 문자가 붙여졌다. 청풍의 원래 뜻은 백세청풍(百世淸風)에서 유래된 불사이군(不事二君)의 선비사상에 기반하고 있다. 후자의 청풍은 청백리의 기풍을 나타내는 것이고, 청풍명월은 산수를 풍자한 뜻인바, 수년전 지방 매스컴에서 금산군 불이면의 백세청풍비가 청풍명월의 원조라고 혼동하여 망발된 바가 있었다. (제천 청풍이 근원임)

여기다 더해서 해학적으로 함경도는 아바이, 평안도는 평치, 전라도는 갯땅쇠, 서울은 깍쟁이 할 때에도 우리 충청도는 '충청도 양반'이라고 전선(전국)사람이 다 회자되는데 이유가 없었다.

10년 전 쯤 한겨레신문이 보도한 일제시대에 조사된 전국 사대부 양반 분포 중 충남이 1위이고, 경북이 2위 순으로 돼 있었다. 구국에 앞장선 충신열사가 거의 다 충청도 분들이시다.

현대 정치사의 뒤안길에서 경상도, 전라도 출신들이 두각을 나타낼 때에 우리 고장 출신들은 늘 차석만 차지해와서 그랬는지 '멍청도' 소리가 양반을 제치고 자리매김 되듯이 되었다.

이를 보다못한 한 원로분께서 충청도 사람의 열정을 가지고 '엄청도'라고 하자고 외치고 다니시는 모습이 작금에 영향력 있는 지방지에 여러 차례 대서특필 된 바가 있었다.

경상도 문둥O, 전라도 갯땅O, 강원도 감자OO 소리가 나면 그 고장 사람들은 눈에 쌍심지를 돋우며 멱살잡이를 하여 수십년래 그 소리를 못하게 만들었다.

전국에 충청도 출신이 1000만명이 훨씬 넘는다고 한다.

충청도의 별칭이 선비정신에 기반한 '충청도 양반'이었음을 주지시키고 '멍청도' 소리를 하는 사람들에게 당당히 따져 묻고 환기시킨다면 수개월 사이에 '멍청도' 소리는 사라질 것이다.

그러면 될 일을 가지고 앞뒤가 안맞는 '엄청도' 운운하는 것은 내고장 후학들에게도 당당하지 못한 발상이므로 설득력과 타당성이 없다.

한 원로의 눈물겹도록 뜨거운 충청도 사랑을 흠잡자는 것이 아니다.

피끓는 젊은 후학의 충정을 이해해주시고 노소가 다같이 충청도 양반문화를 회생시키고 창달하는데 합심노력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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