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자의 목소리 웰빙시대를 생각한다
낮은 자의 목소리 웰빙시대를 생각한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7.24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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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칼럼
장 산 주지 (고산사)

6∼7년 전부터 웰빙을 말하며 웰빙적 사고와 행동은 물론이요, 먹을거리와 보고 듣는 것까지 몽땅 상품화해 명실공히 웰빙천국이 됐다. 오늘날 우리는 훌륭하고 찬란한 웰빙시대에 살고 있다.

세상이 온통 웰빙시대임에 틀림없지만, 사람들이 평화와 행복을 느끼기 보다 더 많은 정보, 더 좋은 우위의 자리, 더 좋은 환경과 음식 등을 탐하다 보니 이런저런 건강요법과 선전 광고에 현혹돼 더욱 피곤해지고 어지럽기만하다.

웰빙은 우리말로 '참살이' 혹은 '참 잘사는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100년도 되지 않는 인생인데 웰빙시대의 문화는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선전하며 1등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고 아우성치고 있다.

1등은 2등에 의한 1등이요, 2등은 3등에 의한 2등이요, 3등 또한 마찬가지다. 잘살아 보겠다고 바둥거리다가 더 많은 탐욕을 조장하고 욕심대로 되지 않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이렇게 되면 자연히 절도 사기와 강도 살인 등의 범죄들이 국민 정서를 위해하고 웰빙시대를 장식하게 돼 인간의 삶이 더 어렵고 고달프게 된다.

참 잘사는 게 어디 건강뿐이겠는가.

그렇다고 돈이 많아 부자가 되면 만사형통하고 행복해지겠는가.

우리 사회는 언젠가부터 '부자되세요' 하는지이상한 인사말까지 나돌면서 천덕스런 국민문화와 정서를 이끌게 되었다.

'평안하십시오', '행복하세요, ''즐겁게 사세요'라는 좋은 인사말도 많은데.

돈 많은 부자들은 일생을 돈쓰기에 급급하고 서민들은 돈을 벌고 모으는 수단과 방법에 연연하여 웰빙을 추구하면서도 진정한 웰빙이 무엇인지를 모른다.

건강하게 장수하는데 전력을 기울여도 인간은 첫째, 질병이라는 악재가 있다.

둘째는, 물과 불에 의한 혹은 교통사고 등에 의한 사고사라는 악재가 있다. 셋째는, 천재지변이라는 예측할 수도 없는 악재가 있다. 미국에서는 하루에도 총기사고로 수십명이 자살하거나 이유없이 맞아 죽는다. 13∼14년 전에는 일본의 고베 대지진에 의해서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치고 재산을 잃었다. 몇 해전 인도네시아의 쓰나미(지진과 해일)의 재앙이 전세계를 경악하게 했었으며, 이때 우리나라도 지원을 했다.

또한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유적지를 탐방하다가 시아무크빌로 떠나던 중 비행기 추락사고를 당한 본인이나 유족들에게 조용히 추도의 예를 표하는 바이다. 이렇듯 인간의 재앙과 죽음은 예고없이 찾아 올때가 많다. 그러므로 웰빙시대에는 곧 웰다잉(Well-Dying)을 생각해 볼 줄 알아야 한다.

생을 잘 마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기도하고 노력해야 한다.

오랫동안 건강하게만 살려고 집착하다 보면 인성이 탐욕스러워지고 자칫 이기주의나 개인주의로 변할 수 있다.

여러나라의 애국자들이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목숨을 바친 훌륭한 영령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가족을 위해 이웃을 위해서 일하고, 이 나라를 위해서 내가 해야할 소박하고 작은 일거리가 무엇인가를 생각해보자. 무슨 음식을 먹고, 무엇을 하고, 무슨 운동을 하고, 무슨 약을 복용해서 단지 육체적 건강 장수에만 연연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정신적으로 성숙된 웰빙과 웰다잉을 함께 생각하는 시대이기를 바란다. 질 좋은 노동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질 좋은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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