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우주시대 충북은
지금은 우주시대 충북은
  •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 승인 2021.11.0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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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영 변호사의 以法傳心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노동영 변호사·법학박사

 

지난 10월 21일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 발사가 넓은 의미에서는 성공하였다고 볼 수 있고, 좁은 의미에서는 위성이 지구정지궤도상의 정확한 위치에 안착하여 교신까지 이루어졌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으니 실패하였다고 말할 수도 있겠습니다. 발사체의 모든 것을 우리가 만들어 우주(대략 고도 100㎞부터 우주공간이 시작)까지 진입시켰으니 박하게 평가할 필요는 없습니다.

2013년 러시아의 도움을 받은 나로호 발사 당시 한 해 먼저 은하로켓을 쏘아 올린 북한을 10번째라고 보았을 때 우리는 11번째 스페이스클럽(우주강국)에 들었는데, 이제는 누리호 발사로 7번째 우주강국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일제강점과 한국전쟁을 거쳐 백지상태에서 70년 내에 이룬 유례없는 국력 발전이기에 관련 연구자로서 누리호 발사는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은사께서는 30여년 전 국내 최초로 우주법을 주제로 국제법 학위를 받으셨고, 은사의 우주법에 대한 선진적인 연구 덕분에 필자는 제자로서 우주법 연구에 발을 디딜 수 있었습니다.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우주과학기술에 비해 우주법 연구자는 손가락을 꼽을 정도이지만, 마침 충청권에 관련 연구기관인 항공우주연구원, 공군사관학교, 국방대학교 등이 밀집되어 있어 충청우주포럼을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습니다. 동 포럼의 필자를 포함한 연구자들의 값진 노력으로 우주정책의 컨트롤타워인 국가우주위원회의 위원장이 국무총리로 격상되어 우주의 과학적 이용과 안보목적의 이용에 균형을 맞춘 「우주개발진흥법」이 최근에 개정된 바 있습니다. 또한 누리호 발사로 軍은 수년 안에 군사위성을 독자적으로 운영할 것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장차 더욱 발전하는 우주과학기술은 달 탐사선을 보내고, 외국 위성의 발사 요청을 받아 상당한 국부 수입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국가는 우주시대로 나아가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정치에 과연 비전이 보이는지 답답하기만 합니다. 정치의 결과물이 법제도이므로, 혁신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이 시대에 정치가 답보되어 있으면 법제도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게 됩니다. 지방에서 이루어지는 정치 역시 변화해야 한다는 지역의 민심을 담아내지 못하니 더욱 답답한 형국입니다.

충북을 훌쩍 키우기 위해 중앙에서 모델로 삼을 만한 비전과 미래 먹거리를 제시하는 정치인과 행정가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항공우주산업개발촉진법」에서와 같이 항공과 우주는 매우 밀접한 영역입니다. 청주권 주위에 항공우주 관련기관이 포진한 지리적 여건을 활용하여, 청주국제공항 또는 부지 이전을 통해 개발 가능한 비행장 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면 항공우주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누리호 제작에 관여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같은 기업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명분도 없는 욕심 때문에 미래와 변화를 멀리하고 민심을 제대로 듣지 못한다면 지역발전은 정체되고 주민들은 정치에 등을 돌릴 것입니다. 지역발전과 주민복리를 위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책임의식 있는 사람이 선거에 나와 충북을 견인해야 합니다.

/변호사·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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