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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7.2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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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보의 고향 대전과 로봇랜드
김 영 일 <본보 대표이사 사장>

로봇 하나가 청소를 하고 음식을 조리하며, 바이올린 연주와 자동차운전까지 하는 것은 물론, 인간과 대화를 하는 세상을 그려보는 것은 단순한 꿈일까. 인간이 신의 영역에 다가가는 상상에서 출발한 것이 로봇이다. 그래서 로봇(robot)을 인조인간(人造人間)이라고 한다. 사람의 손발과 같은 동작을 하는 기계를 말하는 로봇이란 단어는 체코어 '일한다(robota)'에서 온 것으로 1920년 체코의 작가 Karel Capek(1890∼1938)가 희곡 '로섬의 인조인간:Rossum's Universal Robots'을 발표하면서 관심을 끌게 됐다. 현재의 산업현장에서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설계뿐만 아니라 기계조립과 운반 등 못하는 일이 없다. 한마디로 로봇이 없으면 공장운영을 하기 어려울 정도다.

정부는 차세대 성장동력인 로봇을 주제로 한 테마파크인 '로봇랜드'를 조성키로 하고 광역자치단체로부터 오는 25일까지 사업신청을 받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로봇랜드는 로봇체험관, 전용 경기장, 유통판매장, 로봇놀이시설 등 레저와 기술이 하나로 합쳐진 기술집약형 레저공간이다. 이 사업은 산업자원부 주관이며, 광역자치단체에서 제출한 사업계획서에 대해 성공가능성, 민간투자유치방안 등 종합적으로 고려, 8월중으로 예비사업 대상자 1곳을 선정해 한 달간 타당성조사를 하게 된다. 내년 2월에 최종 대상지를 확정하며 사업비의 50%는 국가에서 지원한다.

로봇랜드 유치에 관심을 표명한 지자체는 대전시와 경기도 및 인천시를 비롯해 7개 지자체다. 대전시는 엑스포과학공원에다 로봇랜드를 조성키로 하고 지난 16일 회의실에서 국회의원과 대학총장, 정부출연연구기관장, 기업체 대표 등 지역인사 41명으로 '로봇랜드유치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서남표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장을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KAIST 휴모노이드 연구센터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인간형 로봇 '휴보'를 명예홍보대사로 위촉했다. 특히 유치위 출범식에서 휴보가 "로봇랜드가 제 고향인 대전으로 유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을 해 눈길을 끌었다.

대전지역에는 80개의 로봇기업이 있으며, KAIST를 비롯한 8개 대학에서 로봇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지능로봇센터와 국방과학연구소, 전자통신연구원, 삼성중공업연구센터 등 연구개발인력 인프라가 풍부하다. 대전시는 엑스포과학공원(총면적 55만)의 필수시설을 제외한 나머지 시설은 민자유치를 통해 리모델링하거나 철거한 뒤 로봇랜드로 조성한다는 내용의 유치계획서를 확정했으며, 곧 산업자원부에 이 계획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대전시와 로봇랜드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광주시는 273만 규모의 어등산 관광단지 내에 로봇갤러리와 로봇식물원, 로봇타워 등 12개의 공익시설과 로봇축구장을 비롯한 5개의 수익시설이 들어서는 것으로 돼있다. 경기도는 안산시의 시화호 북측 69만에 로봇랜드를 조성하고 일반 제조업 위주의 안산·반월공단과 연계해 이들 공단을 첨단 산업단지로 전환시킨다는 계획이다. 경남도는 마산시에 있는 250개 로봇업체와 연계, 9500억원이 넘는 규모의 로봇랜드 조성계획을 발표했으며, 인천시는 청라 경제자유구역 내에 조성될 146만에 하이테크 파크와 연계한 로봇랜드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남은 영암과 해남 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에, 경북도는 포항 지능로봇센터에다 유치한다는 복안이다.

대전시는 로봇랜드유치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예비대상자선정에 유리하도록 작용하기 위해 지난 19일 로봇 분야와 문화예술 전문가들로 구성된 '로봇과 문화포럼'을 창립했다. 그리고 첫 포럼을 오늘 시립미술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포럼에서는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지능형로봇 전문기업인 ㈜한울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 '티로'가 사회를 보고 '휴보'가 축사를 한다. 또한 로봇의 탄생과 성장을 인간에 맞춰 패러디한 로봇퍼포먼스도 펼쳐진다.

앞으로 이 포럼이 발전하여 로봇과 문화란 이질적인 분야의 만남을 통해 앞으로 전개될 로봇시대가 인간 친화적인 방향으로 갈수 있도록 길잡이역할을 하자는 포럼설립의 목표가 이뤄지기를 바란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대전시가 추진하는 로봇랜드조성사업이 타 지역과 비교해 사업규모면에서 다소 불리한 점이 있더라도 유치위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결실을 맺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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