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화가 2人 … `종합선물' 같은 전시
교사·화가 2人 … `종합선물' 같은 전시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11.0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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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교육문화원, 임은수·배정문 작가 초대전
드로잉·설치·영상 - 조각 `두 개의 관점' 선봬
임은수 作.
임은수 作.
배정문 作.
배정문 作.
임은수, 배정문
임은수, 배정문

 

충북교육문화원은 교사이면서 화가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구축한 임은수·배정문 작가의 초대전이 충북교육문화원 예봄갤러리에서 2일 개막해 27일까지 이어진다.

`두 개의 관점' 전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회화와 조각 장르에서 활동하는 두 작가의 작업을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기획됐다.



# 임은수 작가, 드로잉·설치·영상작품까지

회화작가 임은수는 드로잉과 설치미술, 퍼포먼스 영상까지 그동안 작업해온 작품을 한자리에 모아 선보인다. 푸른 선이 이어지며 해체되어 가는 과정이 담긴 드로잉은 거대한 벽면을 차지한 채 새로운 푸른 생명체로 탄생한다. 전시장 중앙에는 잉태의 순간을 표현한 설치작품을 통해 생명이 발아하는 듯한 원시적 풍경도 그려낸다.

선으로 시작된 작품은 또 다른 공간으로 날아가 새로운 씨앗이 된다.

그곳은 전쟁의 상흔이 남은 장소이기도 하고, 고통받는 이들의 위로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푸른 씨앗은 상처를 보듬어주고 아우르며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이러한 작업은 코로나19로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을 영상으로 전환해 `나는 지금 이곳에 있다'로 옮겨놓는다. 캔버스를 벗어나 광활한 자연을 화폭으로 삼은 그의 퍼포먼스는 생명의 근원인 대지를 통해 뿌리와 존재를 일치시키는 예술행위로 확장한다.

임 작가는 “이번 전시는 오랫동안 해왔던 작업을 한자리에서 보여주는 종합선물전과 같다”며 “공간에는 가볍고 투명한 입자들, 즉 생명체들이 있다고 본다. 이를 불러내 슬픈 기억과 상처로 생명의 고리를 잃은 곳에 연결한다면 생기가 이어져 치유되고 회복되리라 생각한다. 내 예술표현은 그것에 통로가 되어주고, 풀어주며 이어주는 행위다”고 말했다.



# 배정문 작가, 탄생과 죽음을 비유한 조각작품

조각가 배정문은 수직의 선 철조 작업과 종이박스를 계측하는 작품을 통해 인간의 삶을 그려낸다.

철조에 화려한 색을 입힌 조각 작품은 다양한 인간의 탄생과 죽음을 표현하고 있다.

직선의 선들이 꺾이면서 이어지는 모습은 인간이 태어날 때 겪는 좁은 산도이기도 하다. 또 태어나려고 죽음의 고통을 견뎌야 하는 위험한 도전과 삶의 과정을 조각으로 표현했다.

종이박스의 설치작품은 현대 소비문화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담겼다. 종이박스를 탑처럼 쌓아 저울에 올려둔 작품은 소비가 미덕인 사회에서 인간의 탐닉 현상과 그 안에 숨겨진 소유의 본질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

배 작가는 “수직의 선 철조 기둥에 다양한 각도와 사이즈의 철이 용접되어 있다. 좌대에서 시작되는 수직의 철 구조는 중간이 잘려 있고 잘린 부분에는 각기 다른 사이즈의 철관이 연결되어 있다”며 “수직의 시작은 생명의 시작이고 수직의 끝은 삶의 마감이다. 그 사이에 얽히고설킨 쇠관의 연결은 고단한 삶과 그 여정의 메타포다. 삶과 죽음은 변형이나 장식이 불가능하다. 그것은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까닭이다. 서로 뒤섞여 자리 잡은 중간의 세계는 세상살이의 과정이며 우리가 시시때때 만나고 만들어가는 풍파다”고 작가노트에 적었다.

이어 “이번 설치작품은 존재냐 소유나는 질문을 통해 산업과 경제, 과학의 발달이 인간의 내면에 끼친 영향력을 함의하고 존재적 삶에 대한 내면의 각성이 필요한 많은 현대인에게 소유의 가치에 대해 깊은 성찰을 권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연지민기자
annay2@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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