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나는 누구인가?
  •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 승인 2021.10.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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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방석영 무심고전인문학회장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있다. 자기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어떤가에 따라 삶의 모습과 질이 상당 부분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 중에서도, 가랑비에 옷 젖듯이 알게 모르게 우리의 인생관 및 가치관 등에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바로 일상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나는 친구 등일 것이다. 따라서 성공적이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선, 평소에 어떤 인생관과 가치관을 가진 친구를 만나서 함께 시간을 보내느냐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봉생마중(蓬生麻中) 불부자직(不扶自直)'이란 말이 있다. 꾸불꾸불 자라는 쑥도 곧게 자라는 삼밭에서 자라게 되면, 누군가 따로 도와주지 않아도 저절로 곧게 자란다는 의미다. 평소 자주 접하는 친구 등 주변의 인연과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하는 말이다. 또 `근주자적(近朱者赤) 근묵자흑(近墨者黑)'이란 옛말도 있다. 붉은색을 가까이하는 사람은 붉게 물들고, 검은 먹을 가까이하는 사람은 검게 물든다는 의미다. 붉은 사람을 자주 만나다 보면 자신도 어느새 붉은 사람이 돼 있고, 검은 사람을 종종 만나다 보면 자신도 어느새 검은 사람이 된다는 말이다. 평상시 자주 만나는 인연 등 주변의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쉽게 알 수 있다.

누구나가 잘 알고 있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란 고사도 있다. 맹자의 모친이 어린 아들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의 이사를 결행했다는 이야기다. 처음에 맹자의 모친은 묘지 근처로 이사를 했는데, 어린 맹자가 자연스럽게 보고 듣는 상여 놀이를 하며 곡성을 흉내 내는 것을 보고, 시장 근처로 집을 옮겼다고 한다. 그러자 맹자는 장사하는 흉내를 내면서 놀았고, 이에 맹자의 모친은 다시 서당 근처로 이사를 한다. 맹자는 자연스럽게 글 읽는 놀이를 하며 성장함으로써, 훗날 거유(巨儒)가 되었다는 것이 `맹모삼천지교'의 핵심으로, 사회적 동물인 인간에게 주변 인연 등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이야기다.

행복하고 성공적 삶을 앞당기기 위해선, 자신의 주변 환경을 꼼꼼하게 체크 한 뒤, 과감한 정리정돈이 전제돼야 한다. 자신이 목표하는 삶이 무더운 여름 해수욕장에서의 삶이라면, 한겨울 스키장 근처를 배회하거나, 오리털 파카를 파는 옷가게를 기웃거려선 안 된다. 자신이 목표하는 삶이 추운 겨울 스키장에서의 삶이라면, 한여름 해수욕장 근처를 배회하거나, 바람이 잘 통하는 한산 모시옷을 파는 한복(韓服)집을 기웃거릴 필요는 없다. 배가 고프면 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찾아가야 하고, 목욕을 위해선 목욕탕을 찾아가야 한다. 식당이 목욕탕보다 중요하다거나 목욕탕이 식당보다 중요한 바는 없다. 다만 자신이 처한 상황에 맞게 식당이나 목욕탕, 해수욕장이나 스키장 등을 선택, 일로매진(一邁進)함이 중요할 뿐이다.

인생의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기 위해선, 해수욕장 및 스키장 등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더욱더 중요한 선결과제는 해수욕장에서의 삶을 살고, 스키장에서의 삶을 살아야 하는 주체인 자신을 정확하게 아는 일이다.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앎의 토대 위에서만이 올곧은 인생의 목표를 세울 수 있고, 인생의 목표를 뚜렷하게 세운 뒤라야 비로소 그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함께 할 사람들과 인연을 맺을 수 있고, 필요한 환경을 찾아가고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생 내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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