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액션영화제 우려와 가능성
무예액션영화제 우려와 가능성
  • 연지민 기자
  • 승인 2021.10.25 2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청논단
연지민 부국장
연지민 부국장

 

올해로 세 번째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가 청주에서 열렸다. 지난 21일 개막해 25일 폐막한 영화제는 무예와 액션을 담아낸 영화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도록 진행하면서 세계 22개국 66편의 영화가 상영되었다. 그런가 하면 올해 처음으로 경쟁부문 공모가 신설되면서 전년보다 세계 영화인들의 참여도 증가했고, 국내 유명 감독들이 영화제에 참석하면서 국제영화제로의 성공 가능성에 한 가닥 희망을 안겨주었다.

특히 청주를 찾은 박우상 감독과 장현수 감독은 액션 영화제의 성장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며 충북무예액션영화제가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만큼 무예나 액션으로 장르를 한정한 영화제가 없고, 콘텐츠 측면에서도 잠재력이 높다는 의미로 평가된다.

충북을 대표할만한 영화제로의 성장 가능성에서 청주지역 영화예술생태계도 그 중 하나다. 청주지역은 청주영상위원회가 운영 중이고, 청주지역을 소재로 한 영화제작 지원과 보조출연진 확보도 이미 구축된 상황이다. 여기에 청주대학교에 오랫동안 우수 영화인을 배출한 영화학과가 있고, 기존의 영화계에 지역출신 인재들이 포진되어 있다는 것은 무엇보다 강점이다. 이런 지역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고, 영화를 제작하고 유통할 수 있는 환경을 토대로 영화제를 개최한다면 명분도 커진다.

하지만, 충북무예액션영화제의 성공 가능성 못지않게 우려도 크다.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2019년 세계무술축제를 출범시키며 부대행사처럼 시작한 영화제라는 태생적인 한계도 지속성에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는 첫회부터 외국선수들의 이탈 문제가 이슈가 되면서 축제 이미지를 실추시킨 것도 행사의 지속성을 담보하지 못하는 원인 중 하나다. 충주세계무술축제,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 충북국제무예액션영화제로 치러졌던 행사가 영화제로 축소된 것이나, 충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영화제가 올해는 청주로 공간을 이동하면서 어렵게 개최되면서 우려의 시선이 더 커진 것도 사실이다.

또한 제천에서 열리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가 17년간 운영되고 있는데 중복 투자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충북무예액션영화제가 넘어야 할 산이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와 충북무예액션영화제가 서로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하는 것도 과제로 남았다.

결국, 이러한 우려의 시선을 극복하고 무예·액션영화제로 자리매김하려면 발전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장르의 특성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는 영화제가 성공하기는 어렵다. 무엇보다 충북을 표방하고 계속 추진할 영화제가 되려면 예산과 조직이 안정돼야 하고, 영화인들과 배우, 관객들의 호응을 얻어야 한다. 올해 신설된 경쟁부문 공모에 세계 각국에서 영화를 다수 출품한 것을 보면 상금이 주는 대표성도 무시할 수 없다. 예산이 뒷받침될 때 국제행사라는 명칭도 걸맞게 사용될 수 있다. 우수한 작품이 출품될 수 있는 여건만 조성된다면 영화제의 권위는 스스로 높아진다.

부산이 영화제로 국제도시의 이미지를 높였고, 경기도 부천시가 판타스틱영화제로 지지체를 홍보하고,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제천이 음악영화제로 도시의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성공한 원인은 지속성과 과감한 투자다. 비록 국내외에서 유명 영화제가 많이 개최되고 있고, 충북이 뒤늦게 영화제에 뛰어들었다는 핸디캡이 있지만 특화된 장르의 차별화로 충북을 알릴 기회이기도 하다. 많은 도민의 우려를 불식시킬 때 충북무예액션영화제가 성공 가능성에 한발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