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과 올림픽, 그리고 선거
오징어게임과 올림픽, 그리고 선거
  • 황동하 청주시 상당구 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 승인 2021.10.24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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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황동하 청주시 상당구 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황동하 청주시 상당구 선거관리위원회 주무관

 

후이징가는 그의 책 `호모 루덴스'에서 사람을 놀이하는 인간으로 정의하면서 사람의 본능 가운데 유희를 즐기는 특성을 간파했다.

그래서인지 최근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가 작품 `오징어게임'이 서비스되는 83개국 모두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지금 인기라면 올림픽 정식 종목이 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우리나라는 기대했던 성적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큰 감동과 격려를 주기에 충분했다. 우리 국민들도 이제 결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의 땀과 노력을 인정하는 성숙한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대부분의 언론이 내년 대선과 관련된 기사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생각해보면 올림픽과 선거는 경쟁이라는 측면에서 여러 가지로 유사하다. 하지만 올림픽의 결과는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없지만, 선거는 그 결과에 따라 개인과 공동체의 운명이 바뀔 수 있기에 그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박빙의 차이로 승패가 났을 때 낙선한 후보 측은 그것을 인정하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를 제도적으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 `결과에 대한 승복'이다.

최근 2020년 4·15총선과 관련하여 부정선거라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개인적으로 지인들에게 정말 그런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었다. 그러나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관리 인력을 일반인·공무원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로 구성하고, 후보자 및 각 정당이 추천한 참관인을 투·개표 전 과정에 참여시키고 있다. 우리 위원회가 특정 정당에 유리하도록 선거의 결과를 조작한다는 것은 내부적 구성을 고려할 때 결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관리하는 기관이기에 민주주의 핵심 원리인 `견제와 균형'을 내재화하여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내년 제20대 대통령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라는 양대 선거를 앞두고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법과 원칙에 따른 공정하고 완벽한 선거를 치르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국민들의 마음 그대로를 투표결과로 담아내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남은 기간 동안 후보자와 정책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우리나라를 선진국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를 뽑을 수 있도록 투표에 적극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아울러 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국가와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으로 인정해 주시길 바란다. 선거에 대한 불복은 민주주의의 정착을 저해하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돌리게 되어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우리나라가 도태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가란 국민 모두의 행복을 위한 울타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어린 시절 오징어게임을 마치고 친구들과 웃으며 헤어지던 추억이 아련하다. 또한 올림픽을 보면서 가장 감동적이었던 장면은 시상대에 오른 선수들이 메달에 관계없이 함께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최선을 다해 경쟁한 후에 그 결과를 받아들이며 서로를 존중하는 것이 올림픽 정신이 아닐까.

내년에 있을 양대 선거가 이와 같은 모습을 통해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공고화하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간절히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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