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과속방지턱인가
누구를 위한 과속방지턱인가
  • 이상열 전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북지회장
  • 승인 2021.10.1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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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이상열 전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북지회장
이상열 전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북지회장

 

인구 80만명 청주 도심의 교통체증은 대도시에 버금간다. 출퇴근 시간이면 구도심, 신주거지 구분없이 곳곳에서 병목현상이 벌어진다.

특히 청주 도심을 남북으로 통과하는 도로는 예외없이 출퇴근 시간 심각한 교통정체를 빚는다.

그럼에도 그나마 도심 통과에 도움이 되는 도로가 있다. 무심천 하상도로다. 청주의 남과 북쪽에 사는 사람들에게 아주 요긴한 도로다.

교통신호, 교차로도 없고 보행자도 없으니 마음 놓고 정차 없이 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도로에 괴물이 있다. 과속방지턱이다. 청주시가 과속과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설치했을 터이다.

신호등도 없이 마음 놓고 달릴 수 있는 일직선의 도로이니 의당 이해도 된다. 하지만 이 도로가 그렇게 과속할 만큼의 도로 조건을 갖추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하상도로에는 방지턱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촘촘히 설치돼있다.

앞차를 무심코 따라가다 과속방지턱을 만나 급정거하는 앞차에 놀란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신호등 없고 교차로도 없는 하상도로에도 정체가 나타난다. 성질 급한 운전자는 과속방지턱에 밀리는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중앙선을 넘어 추월하는 불법운전을 하기 일쑤다.

방지턱의 폐해는 이곳만이 아니다. 면단위 시골도로, 마을 안길 여기저기 어김없이 과속방지턱이 있다.

오죽하면 시골 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있다.

“청주 청원 통합으로 좋아진 것은 하나도 없고 도로에 방지턱만 늘었다.”

방지턱의 문제점을 생각해보자.

앞차를 무심코 따라가다 보면 앞차가 전방에 방지턱을 만나 갑자기 급브레이크를 밟는다. 그러면 뒤차가 추돌을 피하기 위해 급제동을 한다.

또 그 뒤차는 브레이크 밟은 여유를 잃은 채 앞차를 들이받고 만다. 이러한 경미한 추돌사고가 아주 흔히 일어난다.

기준없이 설치된 방지턱의 높이 때문에 뒷좌석에 앉은 사람이 받는 충격도 요란하다.

나 역시 허리에 심한 충격을 받아 요추에 협착증이 생겨 정형외과를 다니며 추나요법과 물리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

야간에는 더 위험하기 짝이 없다. 운전중 전방에 갑자기 나타난 방지턱의 충격을 피하기 위해 곡예운전을 해야 한다.

운전자들마다 짜증을 느낀다. 특히 무심천 하상도로의 수많은 방지턱을 출렁거리며 넘어갈 때의 스트레스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과연, 누구를 위한 과속방지턱인가?

교통안전을 위한 것인지, 교통사고를 방지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청주시가 시민 안전을 위해 이렇게 염려하고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한것인지.

과속방지턱은 필요한 곳이 있다. 학교앞과 같은 어린이 보호구역이나 정말 과속으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이 상존한곳, 그곳에는 방지턱이 필요할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도로는 교통표지판대로 운전하면 방지턱이 굳이 필요치 않다. 무조건적으로 설치된 방치턱은 되레 도로의 장애물일 뿐이다.

운전자들을 짜증 나게 하고 사고위험을 높여주는 괴물에 다름아니다.

청주시에 바란다. 쓸데 없이 설치된 과속방지턱을 전부 제거해주길 바란다.

서행을 위해 꼭 필요하다면 교차로, 횡단보도, 신호등 30M 전방에 위험지역이나 속도를 줄이라는 교통안내 시설을 설치하면 되지 않겠는가.

청주시에 요구한다. 만일 과속방지턱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옳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청주시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근거자료와 통계치를 제시해달라.

반면 무용론, 아니 방지턱 설치 선택론으로 결정이 된다면 하루속히 쓸데없이 괴물처럼 설치된 과속방지턱을 모두 제거해 주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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