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지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커지는 글로벌 경제
  • 엄경철 기자
  • 승인 2021.10.07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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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논단
엄경철 선임기자
엄경철 선임기자

 

“세 개의 돌멩이가 신발 속에 있는 상황이다.”

최근 이탈리아 보코니대 화상 연설에서 크리스탈 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한 말이다. 세계 경제 회복 둔화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 세계 경제가 코로나19에서 회복되고 있지만 걸림돌이 많다는 것을 신발 속 3개의 돌멩이에 비유했다.

돌멩이는 인플레이션, 부채, 선진국과 저소득 국가의 백신 접종격차를 뜻한다. 그는 IMF가 예상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6%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파급 효과가 커질 것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IMF 총재의 어두운 세계 경제 전망 속에 미국발 인플레이션, 원유 등 에너지가격 상승, 중국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홍콩 증시에서 거래 정지된 헝다그룹을 시작으로 중국 부동산의 불확실성, 영국의 주유대란, 유럽 전역으로 확산하는 물류대란 등이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글로벌 경제 상황은 그대로 증시로 반영되면서 국내 증시에 타격을 줬다.

지난 6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53.86포인트(1.82%) 떨어진 2908.31에 장을 마감했다. 올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가지수가 사흘째 급락하면서 유가증권시장 시총은 지난달 30일 2232조원에서 이날 2115조원으로 117조원 줄었다. 코스닥은 425조6000억원에서 392조7000억원으로 32조9000억원 감소했다. 7일 주가지수가 상승 반전하기는 했지만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충북기업의 주가 하락도 이어졌다. SK하이닉스, 셀트리온그룹, 에코프로비엠 등 지역 연고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출렁거렸다. 지난해 1월 시작된 코로나19 충격파 속에서도 지역경제의 버티목이 됐던 충북 연고 기업들의 주가가 맥 못 추고 추락했다.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더믹 상황에서도 충북은 반도체, 배터리, 의약품이 수출을 주도했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이들 산업분야의 선전으로 최근까지 수출은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던 기업들이 연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으로 타격을 입고 있으니 우려스럽기만 하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의 타격이 심하다.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1호 개발로 승승장구하던 셀트리온그룹이 먹는 약(알약) 개발 소식에 주가가 크게 떨어졌다.

코로나19 초기 세계가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지역에서 생산된 긴급진단키트가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사정이 달라졌다. 코로나19 상황이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진단키트 개발업체들이 주춤하고 있다. 급기야 이번 큰 폭으로 하락한 주가 종목에 포함됐다.

문제는 지역의 수출을 주도했던 기업들이 불확실성이 커진 세계 경제에서 경쟁력을 키워나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충북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 전망이 엇갈리고,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서 관련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호황도 끝이 보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충북 경제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경제활동 위축 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기업에만 맡길 일이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합심해 리스크를 줄이고 경쟁력을 살리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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