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밝기가 변하는 별 `변광성'
스스로 밝기가 변하는 별 `변광성'
  • 한강식 속리산중학교 교사
  • 승인 2021.10.06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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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들려주는 과학이야기
한강식 속리산중학교 교사
한강식 속리산중학교 교사

 

화려한 도시 불빛에서 벗어나 깜깜한 시골 마을에 돗자리를 펴고 누웠다고 상상해보자. 요즘처럼 선선하고 구름도 많지 않은 가을의 밤하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준다.

별이 빛나는 밤하늘은 화려하지만 요란하지 않다. 별은 늘 같은 간격으로 지구 자전 속도에 따라 북극성 주위를 천천히 회전할 뿐이다. 색깔이나 밝기 변화가 쉬이 보이지 않는 고요함 속에, 이따금 떨어지는 별똥별 하나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밤하늘에 재미를 더해준다. 하지만 이 고요해 보이는 밤하늘에도 분명 작은 변화는 끊임없이 이루어진다. 대표적으로 일정한 주기로 밝기 변화를 보이는 변광성이 있다. 짧게는 수십 분에서부터 수년을 주기로 밝기가 변화하는 변광성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변광성은 별이 진화하는 과정의 일부이다. 변광성이라는 특별한 별이 존재한다기보다는, 어떤 별이든 진화하는 과정에서 변광성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별은 일생의 대부분을 주계열이라는 안정된 단계로 보낸다. 이 단계에서는 내부로 붕괴하려는 힘과 외부로 밀어내려는 복사압이 평형을 이루고 있다. 별은 내부에서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이로 인해 별 밖으로 물질을 밀어내려는 복사압이 작용한다. 반대로 중력은 물질을 별의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힘으로 작용한다. 이 두 힘이 안정적으로 평형을 이루는 시기가 주계열단계이며 일생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렇게 안정적일 때는 외부로 방출하는 에너지도 거의 일정하므로 밝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내부의 에너지원인 수소가 점점 고갈되어 가면서, 오랜 시간 동안의 평형에도 금이 가기 시작하며 밝기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중력이 복사압보다 커지면 별이 수축하고, 복사압이 중력보다 커지면 별이 팽창한다. 마치 모양을 변형시킨 용수철이 원래 모양을 회복하기까지 수차례 진동을 반복하는 것처럼, 어떠한 이유로 중력과 복사압의 균형이 깨진다면, 별은 다시 균형을 찾을 때까지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크기나 표면 온도의 변화가 발생하고, 이것이 별의 주기적인 밝기 변화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천문학자들에게 변광성은 꽤 유용한 관측 도구가 된다. 변광성의 변화 주기는 별 내부의 상태와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변광주기만으로도 별의 내부 상태나 별까지의 거리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위에서 설명한 변광성은 일정한 주기를 가지고 있는 변광성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하지만 변화 주기가 불규칙한 변광성들도 있다. 이제 막별이 만들어지는 단계에서 대기층의 활발한 활동에 의해 만들어지는 `황소자리 T형별' 같은 유형도 있고, 주계열 상태지만 태양과 같이 플레어 현상을 일으키며 간헐적으로 밝기 변화를 보이는 `플레어별' 같은 유형도 있다.

이러한 현상들은 별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별의 진화 과정을 알아내는 데 중요한 단서 역할을 해왔다. 그렇다면 혹시, 인류가 우리의 태양이 변광성이 되는 것도 목격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한 대답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달렸다. 태양이 변광성이 되려면 주계열성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데 그때쯤 태양은 내부 불안정에 의해 팽창을 거듭하므로, 반지름이 거의 지구의 공전 궤도에 이르게 된다. 결국 인류가 태양이 변광성이 되는 것을 목격하려면 지구를 탈출해야만 가능하다는 답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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