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기업', '착한소비'그리고 '나쁜 정부'
나쁜 기업', '착한소비'그리고 '나쁜 정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7.18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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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칼럼
김 남 균 <민주노총충북본부 前 사무처장>

'나쁜 기업'이 있다. 그리고 이 '나쁜 기업'에서 퇴출당한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십여일째 매장을 점거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농성을 하고 있는 '나쁜 기업'의 그녀들은 지금 고립돼 있다. 50여대의 전경버스가 그 큰 백화점을 통째로 봉쇄하고 있다. 경찰은 개미한마리 들어가지 못하게 통제를 하고 있다. 엄마를 만나러온 다섯 살짜이 아이도 들어갈 수 없고, 의료진도 들어가지 못한다. 방송사 기자가 아니고서는 들어가지도 못한다.

'나쁜 기업'의 그녀들은 주장한다. 79만원이라도 좋으니, 자르지 않겠다던 약속만이라도 지켜달라고 주장한다. 국가기관인 노동위원회로부터 판정받은 '부당해고'에 대한 '원직복직명령'을 이행하라고 주장한다.

그녀들은 울먹였다. 하나님의 기업에서 "자신들의 존재가 고작 하루종일 바퀴달린 바구니에 가득실린 상품의 바코드를 찍는 '방광염'걸린 기계였냐"고 울먹인다.

사람들이 이제 이 '나쁜 기업'의 실체를 알아가고 있다. 정말로 고마운 일이다. 먼저 깨달은 사람들은 이랜드그룹이라는 이 '나쁜 기업'에 맞서 '착한 소비'로 맞서자고 '사회적 연대'를 제안했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노조간부들이 체포될 수 있도록 하나님의 기적을 보여주세요'라고 기도하는 이 '나쁜 그룹'의 물건을 절대로 사지 말자는 '착한 소비' 운동. 그래서 기업이 사회적 책임과 과제를 다할 수 있도록 만들어 보잔다. 충북여성민우회의 대표로부터 받은 '착한 소비'를 제안하는 한통의 메일. 그녀들의 사고가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유익함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그녀들의 운동이 역사적으로 반드시 옳은 운동일 될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그런데, '나쁜 기업'은 '착한 소비'로 맞선다 하는데, 그런데 '나쁜 기업보다 더 나쁜, 아주 나쁜 정부'에 대해선 어떡해야 할까!

비정규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든 '비정규보호법'. 그 법 때문에 졸지에 사형선고를 받고 기다리는 무고한 노동자들이 부지기수다. 충청북도청, 그리고 도내 각 시,군청에서 일하던 2882명중 82명만을 제외한 2800명이 짤려나가야 된다. 도내 일선학교에서 근무하는 학교비정규노동자 3000 여명중 500명이 짤려나가야 된다. 도내 각 농협에 근무하던 800여명의 비정규노동자가 2년 내에 짤려나가야 된다. '나쁜 기업' 이랜드 그룹에서 짤려나가는 숫자가 3000여명이지만, '나쁜 정부' 때문에 충북에서만 5000여명이 짤려나가야 된다.

나쁜 기업처럼 '상품을 구매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면 모르겠지만, '나쁜 정부'에 대해선 그럴 권리조차 박탈당했으니….

오늘도, '나쁜 정부'의 노동부장관은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서 '나쁜 기업의 그녀들'의 불법행위를 엄정하게 묻겠노라고 했다. '나쁜정부의 자화자찬 목소리'를 듣는 것 자체부터 곤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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