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봉 정상서 풍광 눈에 담다
무제봉 정상서 풍광 눈에 담다
  • 공진희 기자
  • 승인 2021.09.27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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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6주년 기획 / 이곳이 코로나 힐링지
생거진천 자연휴양림
백곡저수지·유아숲체험원 등 주변 데크길 피톤치드 `가득'
3만㎡ 규모 모노레일 설치 내년부터 운영 … 짚라인 등 마련
30분 소요 산책코스 다양 … 산림휴양관·숲속의 집 등 조성

백곡저수지 허리를 따라 풍광을 눈에 담다 보니 바로 건송교가 나타났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어 명심마을로 들어섰다.

생거진천 자연휴양림 간판을 따라 관리사무소로 오르는 1.3㎞의 진입로는 절묘한 곡선의 미학을 보여준다.

휘임 정도가 밋밋해 직선에 가까운 구간이 있는가 하면 핸들을 휘감으며 가속기를 힘차게 밟아야 하는 구간이 함께 어우러져 조금도 지루할 틈이 없다.

슬며시 구절양장을 떠오르게 하는 구간이다.

진입로에 나란히 늘어선 조팝나무가 나그네를 반겨준다.

관리사무소에서 힐링숲으로 가는 도로 양옆으로는 땔감 나무로 담을 만들었다.

내리막길의 위험을 막기 위한 담장 역할을 하며 안정감도 주지만 허리높이로 쌓은 나무장작이 운치를 더해준다.

힐링숲에서 조금 더 오르니 임도가 막혀 있어 황다숲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황다숲 입구에 모노레일 승강장과 등산로로 향하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저질 체력에 잠시 망설였지만 무제봉과 유아숲체험원으로 향하는 등산로를 선택했다.

발바닥을 부드럽게 받쳐주는 맨흙의 감촉이 이 선택을 환영해준다.

풀벌레들도 극성스럽게 울어대며 반겨준다.

그리 급하거나 험한 경사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싱거울 정도로 평탄한 코스도 아니어서 적당한 긴장감으로 걷고 있는데 계곡을 가로지르는 아담한 구름다리가 나타났다.

그 모양이 앙증맞아 다리 위에서 잠시 쉬고 있자니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숲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온몸으로 느껴보며 맑은 공기를 가슴에 가득 담고 또 담는다.

발걸음을 재촉하니 유아숲체험장이 나타났다.

먼저 반겨준 것은 옹달샘이다.

대나무통을 통해 물받이에 떨어지는 물소리는 또 하나의 운치다.

습지체험터, 대피소, 숲속놀이터, 옹달샘 등으로 구성된 이곳은 대부분 코스가 데크로 연결되어 있다.

바로 옆에 서 있는 밤나무에서 밤송이가 떨어져 데크 위에 뒹군다.

3만㎡의 이곳에는 어린이를 위한 모노레일이 설치되어 2022년 운행할 예정이다.

짚라인과 밧줄놀이터도 마련했다.

그런데 넓지 않은 이곳에서 잠시 길을 잃었다.

두 팔 벌려 심호흡을 하고 있는데 바닥에 솔방울이 뒹굴고 있다.

가까이 가보니 잣나무 열매다.

빼곡히 들어선 잣나무들이 숲을 이루며 서로 키재기를 하고 있다.

바람에 실려 오는 잣나무 냄새가 잠시 가출했던 방향 감각을 되돌아오게 했다.

임도 사거리에 다다르자 숲은 또 한 번 선택을 강요한다.

이왕 내친 발걸음, 무제봉으로 향했다.

바람 소리 풀벌레 소리를 벗 삼아 걷다 보니 어느덧 무제봉 정상에 올랐다.

사방이 탁 트인 풍광, 이곳은 무제봉이다.

남쪽을 바라보니 백곡저수지와 문안산, 봉화산이 나란히 눈에 들어온다.

좀 더 고개를 드니 오창과 청주 시내까지, 조금 더 멀리 우암산 자락까지도 눈에 잡힐 듯 선명하다.

시선을 동쪽으로 돌리자 옥녀봉 장군봉에서 이월 평야와 혁신도시가 지척이다.

북쪽으로는 화산저수지와 청룡골프장, 치유의 숲이 발아래 펼쳐져 있다.

발걸음을 되돌려 다누리광장(헬기장)으로 향했다.

엄마 아빠와 소풍을 나온 어린이들이 손을 흔들며 반갑게 맞아준다.

무제봉보다 고도는 낮지만 풍광은 그에 못지않다.

발걸음을 옮겨 유아숲체험원으로 되돌아가 모노레일 승강장으로, 다시 황다숲으로 향했다.

등산로에 첫발을 떼게 했던 바로 그 장소였다.

그곳에서 만난 사마귀가 나를 향해 당랑권법을 시연한다.

자신의 권법에 취한 녀석을 뒤로하고 라다숲과 연립동으로 내려왔다.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우렁찬 소리로 막힌 가슴을 뚫어 준다.

물놀이장을 마지막으로 돌아보며 휴양림 산행을 마무리했다.

휴양림에는 30분 정도 소요되는 1코스부터 1시간 50분가량 소요되는 5코스까지 다양한 등산(산책) 코스가 있다.

또한 산림문화휴양관(12객실)과 숲속의 집(12동), 연립동(2객실) 등 주요시설과 함께 식당(60명)과 바비큐장 등을 갖추고 있다.

이곳에서 여유롭고 안전하게 휴식을 취하며 코로나로 일상의 스트레스로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해보자.

/진천 공진희기자
gini1@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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