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거니 뒤서거니 남북한 SLBM 경쟁…어떤 무기 길래?
앞서거니 뒤서거니 남북한 SLBM 경쟁…어떤 무기 길래?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1.09.0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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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열병식서 신형 SLBM 공개…잠수함 건조
잠수함 기술 앞선 韓, SLBM 발사 시험 실시

SLBM은 저비용, 고효율에 은밀성까지 겸비



남북한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북한이 사실상 SLBM 개발을 마치고 이를 발사할 잠수함 개발에 치중하자 한국은 잠수함을 먼저 내놓은 뒤 SLBM 발사시험을 실시했다.



앞서나간 쪽은 북한이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10일 열병식에서 '북극성-4형'이라는 새 SLBM을 공개한 데 이어 올해 1월 열병식에서는 '북극성-5형'을 공개했다.



북한은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을 개발 중이다. 2019년 7월23일에는 SLBM 수직발사관 3개를 수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3000t급 잠수함 건조 사진이 공개됐다. 4000~5000t급 신형 잠수함 건조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자 한국이 실제 잠수함에서 SLBM을 쏴 올리며 역전극을 펼쳤다.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장보고(KSS)-Ⅲ(도산 안창호급) 배치-Ⅰ 1번함인 도산안창호함에서 SLBM을 발사하는 비공개 수중사출 시험이 이뤄졌다.



북한은 아직 실제 잠수함에서 SLBM을 쏘는 장면을 공개한 적이 없다. 한국 SLBM에는 핵탄두가 장착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SLBM 실전 배치 측면에서는 한국이 북한을 앞선 셈이다.



남북한이 이처럼 SLBM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은 SLBM이 현대 전장에서 효과적인 무기체계기 때문이다.



SLBM은 저비용, 고효율에 은밀성까지 겸비한 무기체계로 전략적 가치가 크다.



항공기나 육상기지에서 발사되는 미사일은 적의 미사일이나 공습으로 파괴될 가능성이 크지만 SLBM은 다르다. 자국의 본토가 핵무기로 공격을 받아 초토화되더라도 해상에 있는 잠수함은 살아남아 SLBM를 발사해 상대방 국가의 주요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잠수함에 장착된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강력한 억지력으로 작용한다.



잠수함이 수중에서 작전을 하고 있다면 핵무기(제1격: first strike)로 공격을 당하더라도 보복공격(제2격: second strike 또는 strike-back)을 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습적인 제1격을 가할 능력을 가진 국가라도 상대국이 제2격 능력을 갖고 있다면 제1격을 하기를 꺼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핵무기 불사용이 달성된다.



게다가 SLBM은 요격이 어렵다.



기지에 정박해 있는 잠수함은 감시가 가능하지만 일단 출항해 잠항하면 추적 감시가 극히 어려워진다.



1982년 4월 포클랜드에서 영국 해군이 5척의 핵추진 잠수함, 1척의 디젤 잠수함, 다수의 대잠전 수상함과 헬기를 동원한 후 200발 이상의 대잠무기를 썼지만 아르헨티나의 디젤 잠수함 1척을 격침시키지 못했다. 이 때문에 잠수함을 찾기 쉽지 않고 그 결과 SLBM 발사 지점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것 역시 난이도가 높다.



실제로 SLBM이 발사되면 이를 요격하는 미사일방어 능력이 필요하다. 고각발사의 가능성이 높은 SLBM은 수직낙하로 인해 가속도 변화량이 크고 레이더 반사단면적(RCS)이 매우 작아 종말단계 하층방어만으로는 요격하기 어렵다. 웬만한 요격 능력으로는 SLBM으로 인한 피해를 완벽히 차단할 수 없다.



SLBM이 대륙 간 탄도미사일(ICBM), 전략핵폭격기와 함께 핵전력의 삼위일체로 평가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SLBM에도 단점은 있다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고성능 잠수함이 필수적이다. 장시간 잠항하는 능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잠수함은 수면 위로 떠올라 환기를 하는 과정에서 타국 잠수함에 의해 포착될 수 있다.



한국이 보유한 디젤엔진 잠수함의 가장 큰 약점은 축전기 충전을 위한 공기 공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 잠수함은 공기불요추진체계 등을 갖추긴 했지만 원자력(핵) 추진 잠수함에 비할 바는 못 된다.



또 핵추진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에 비해 속도가 빠르다. 핵추진 잠수함은 빠른 속도를 통해 타국 잠수함을 따돌릴 수 있다. 아울러 핵추진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에 비해 넓은 탑재공간을 갖춰 많은 양의 어뢰, 기뢰, 잠대함·잠대지 미사일을 실을 수 있다.



SLBM을 탑재하는 잠수함을 운용하려면 돈도 많이 든다. 잠수함과 함께 작전할 함대까지 꾸리려면 만만찮은 비용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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