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가계대출 6조2000억↑…주담대 수요 여전
8월 가계대출 6조2000억↑…주담대 수요 여전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1.09.0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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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 대출 5조9000억↑…역대 4번째 증가폭
주담대 절반이 전세자금…실수요로 대출 증가요인

가계대출 증가세 축소, 정부 정책 영향 없어

기타대출, 공모주 청약 증거금 반환에 증가세 축소

기업대출 증가폭 역대 최대…코로나 자금 수요

한은 "투자 수요 여전…가계대출 증가세 지속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이 6조2000억원 늘면서 증가세는 다소 주춤했다. 반면 주택매매 수요가 여전히 이어지면서 주택담보대출은 8월 증가액 기준 속보 작성 이후 네 번째로 큰 폭 증가했다. 기업대출도 코로나19 자금 수요 등의 영향으로 8월 증가액 기준으로 역대 최대 증가했다.



8일 한국은행의 '2021년 8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1046조3000억원으로 한 달 전(1040조2000)보다 6조2000억원 늘어났다. 이는 전월(9조7000억원) 보다 증가 규모가 축소된 것이다. 공모주 청약 증거금 신용대출 상환으로 인한 일시적 영향이 컸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매매와 집단대출, 전세자금 대출에 대한 자금 수요로 주택담보대출이 높게 나타난 반면 기타대출은 7월 중 있었던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상환 영향으로 신용대출이 낮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8월 가계대출 중 특히 전세대출 등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세자금대출이 2조8000억원 증가하면서 전체 주택담보대출은 5조9000억원 늘었다. 8월 증가폭으로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네 번째 큰 폭으로 증가했다. 8월 전국 아파트 입주물량이 3만2000호 증가하는 등 주택매매 및 전세자금 수요가 지속된 영향이다.



박 차장은 "주택매매와 특히 전세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되고 집단대출 취급도 이어지면서 전월과 비슷한 규모로 증가했다"며 "주담대 대출 신청이 보통 2개월 정도 전에 이뤄지기 때문에 지난 7월부터 시행된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대한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는 9월부터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의 증가세는 주춤했다. 7월 3조6000억원 증가했던 기타대출은 8월 들어 3000억원 느는데 그쳤다. HK이노엔 공모주 청약증거금이 반환된 영향이다. 실제 지난달 HK이노엔에 29조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렸고 지난달 3일 일부가 반환됐다. 박 차장은 "7월 말 공모주 청약이 있었고 HK이노엔의 청약증거금 중 1조5000억원이 지난달 3일 반환 되면서 일시적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한은의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과 정부의 잇따른 '집값 고점' 경고, 고강도 대출규제, 은행들의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에도 부동산 매수심리가 이어지면서 가계 대출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대출 수요가 제2금융권 등으로 옮겨가는 등 이른바 '풍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전체 금융권으로 봐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박 차장은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데 그간 은행권의 신용대출 규제 영향으로 제2금융권으로 대출수요 일부가 이동했을 것으로 보이고 그런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8조5000억원 증가했다. 전월 15조3000억원 보다는 축소된 규모지만, 이는 청약증거금 반환에 따른 일시적 영향이 컸다. 이 가운데 전세자금대출(2조8000억원)과 집단대출(1조9000억원)이 늘면서 주택담보 대출은 7조2000억원으로 전체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8월 말 기준 전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의 전년동월비 증가율은 9.5%다. 가계대출 증가율은 올 3월 8.5%에서 지난 4월 10%까지 확대된 이후 줄곧 9~10% 수준을 맴돌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연간 증가율 5~6% 목표를 세우고 있다.



박 차장은 "8월 주담대 중 절반 가까이가 전세 관련 대출이 차지하고 있는데 실수요적 성격이 강해 대출 규제가 적어 앞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대출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7월부터 시행된 차주별 DSR 규제 등 정부 정책 효과, 농협은행의 가계대출 중단, 일부 은행의 전세대출 취급 중단 등이 이번 달 가계대출에 영향을 주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차장은 "일부 은행에서 전세대출 취급을 중단한 곳이 있는데 전 금융권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크게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농협 등 일부 은행의 신용대출 중단도 전 금융권이 아니고, 시중은행들의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도 9월에 실시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8월 기타대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8월 은행의 기업대출은 전월 말 대비 7조원9000억원 증가한 104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8월 증가폭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전체 기업대출을 견인한 건 코로나19의 타격을 크게 받은 중소기업이었다. 중소기업대출은 7조5000억원 늘어난 865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인한 자금수요와 은행·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시설자금 수요 등의 영향이다. 자영업자가 주로 빌리는 개인사업자대출도 3조4000억원 늘어났다. 중소기업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모두 8월 기준으로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박 차장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중소법인과 개인 사업자의 사업자금 대출 수요가 지속되고 은행·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지속된 영향이 있었다"며 "일부 업황이 좋아지고 있는 업종 중심으로 시설투자 자금 수요가 꾸준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 대출은 3000억원 늘어난 175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상환분 재취급, 부가가치세 납부 등의 영향이다. 회사채 발행은 2000억원 줄고 주식발행은 6조6000억원 증가했다.



한편 한은과 금융당국은 전세자금 대출 등 실수요 중심으로 늘고 있는 데다 투자 수요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차장은 "가계대출은 은행들의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노력, 주택시장의 상황 변화, 경제 주체들의 수익 추구를 위한 투자 수요 등에 따라 종합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주택관련 수요, 생활관련 자금 수요, 투자수요 등이 크게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대출 수요가 급격하게 둔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9월 이후에는 가을철 이사수요로 인한 전세대출 등 주택관련 자금수요, 기업공개(IPO) 지속 등 대출 증가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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