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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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1.08.23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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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젠 차라리 (코로나19와) 같이 삽시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지하철역 출입구. 정부와 국회에 어려움을 호소하기위해 전국에서 자영업자들이 모였다. 대부분 음식점이나 주점 영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 강화에 따른 영업 피해를 호소했다. 특히 수도권과 부산 등 거리두기 규제가 4단계로 강화된 지역에서 온 소상공인들의 하소연이 줄을 이었다.

영업제한 시간을 밤 10시에서 9시까지로 한 시간 앞당긴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가장 높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상인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밤 10시까지 영업하던 것을 한 시간 앞당겨 문을 닫으라고 한다면 실질적으로 매출은 반토막이 날 것”이라며 “이미 오후 6시이후에는 2명까지만 식당 취식을 허용한 상황에서 시간마저 1시간 앞당긴다면 문을 닫으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소상공인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쏟 아졌다. 한 인터넷 카페에서는 현재의 코로나19의 확산세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코로나19와 더불어사는 방법을 모색할 때라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수도권 거리두기 규제 강화를 보도하는 각 언론의 기사에는 `위드 코로나(With Covid19)'를 주제로 한 댓글들이 언급됐다.

서울에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한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정부의 방역 수칙을 철저히 이행하고 지키면서 버텨왔으나 이젠 한계 상황에 다가왔다”며 “차라리 이제부터 코로나19를 막기보다는 `센 독감'정도로 여기면서 함께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게 나을 듯하다”고 밝혔다.

또다른 자영업자 이모씨는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의 강화에 의존한 코로나19 확산의 방지는 이제는 실효성이 의심되는 상황”이라며 “인원과 시간 의 제한, 지역의 제한은 결국 풍선효과를 통해 제2, 제3의 장소에서 확산을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 정부에서도 `위드 코로나'의 검토 또는 도입을 시사하는 보도가 지난 주말 처음으로 전파를 탔다. 이기일 중앙재단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은 20일 정례 프리핑에서 위드 코로나의 검토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위드 코로나와 관련한) 구체적인 시기와 내용이 정해진 것은 없지만 추석전에 전국민 1차 백신 접종이완료되면 그 이후 2주 정도 지나서 9월말~10월 초에 모든 것이 검토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그의 발언은 방역 당국자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언론의 큰 관심을 끌었다. 경제 활동을 정상화하면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위드 코로나'의 도입 가능성을 방역 담당 책임자가 공식 석상에서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 통제관의 발언을 기폭제로 의료계는 물론 각계 각층에서 코로나와 더불어 사는 사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 대체적인 의견은 국민 70% 이상이 백신을 접종하는 오는 9월 말 이후에 시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정치권도 가세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2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새해 예산안에 `위드 코로나' 능동 예산을 과감히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후보도 22일 홍익대 인근 상가에서 상인들과 만나 “백신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면서 ‘위드코로나’를 생각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하루 4만명 내외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위드 코로나'를 실행해 6만명 관중석을 꽉 채운채 축구 경기를 즐기고 있는 영국. 독감 수준으로 떨어진 치명률을 기록하며 `위드 코로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싱가포르. 두 국가의 선례를 살펴볼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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