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중조차4
해중조차4
  • 무각 스님 괴산 청운사 주지
  • 승인 2021.08.19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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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무각 스님 괴산 청운사 주지
무각 스님 괴산 청운사 주지

 

부처와 중생을 나는 알지 못하니
여러해 전부터 정신을 빼앗겨 왔네.
때때로 일없어 한가로이 넓은 곳을 바라보니
구름 밖 멀리 있는 산들은 층층이 푸르구나!
      
반갑습니다. 무문관(無門關) 공안으로 보는 자유로운 선의 세계로 여러분과 함께하는 괴산 청천면 지경리 청운사 여여선원 무각입니다. 제가 상주하고 있는 산골 초암으로 한 여름 한 줄기 선선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이 시간에는 무문관 제8칙 해중조차 4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상에는 모두가 그 이름이 있는데 사람들은 혹여 이름이 없는 것에다가 열심히 이름붙이는 데에 열중하는 듯합니다. 또한 우리는 그 이름을 자손들에게까지 가르치려 교육까지 하고 있습니다.
교육이라고 하는 것도 하나의 도구이지요. 자신이 들기 어려운 무거운 짐들은 수레를 이용해 옮기면 되는데 그에게 수레를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바로 교육에 해당하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수레를 만드는 방법은 가르쳐 주지 않고 수레를 자꾸 사주게 된다면 사람들은 이것이 부서지게 되었을 때 만약 저것이 부서지게 되면 더 좋은 것을 원하게 되고 더 좋은 것이 또 망가지게 되면 더 튼튼한 것을 바라고 영원히 부서지지 않을 어떤 수레를 원하게 되어 단순히 짐을 옮기면 되는 수레일 뿐인데 좀 더 눈에 띄는 수레를 원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수레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게 되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되어버린다는 말입니다. 사람들은 짐을 옮길 생각도 하지 못하고 할 수 없을 것만 같은 뿌리 깊은 관념의 세계에 빠져버리고 말지요. 
우리의 본성은 그런 수레 여러 개를 만들 수 있고 여러 수레를 만들 수 없다고 해도 이것을 직접 옮길 수도 있는 힘이 있고 더 편리한 다른 것을 만들 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우리는 무엇이든지 다 할 수가 있답니다. 이 법이라는 것은 무한으로 자유자재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사실이지만 자유롭고 자유로운 세계이지요. 내가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겠다는 생각은 없습니다. 
만약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하더라도 그렇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생각은 생각일 뿐으로 이 실재하는 이것은 언제나 완벽하면서도 온전한 무결점이라는 말입니다.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일 뿐이지 지금 여기에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제8칙 해중조차 5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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