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게 경배를
트럼프에게 경배를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1.08.09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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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트럼프에게 경배(敬拜)를!

앞으로 수십년간 날마다 이런 말을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사람들이 있다. 미국의 코로나19 백신 제조 기업 오너들이다. 트럼프의 `선택'으로 천문학적인 돈을 벌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지난해 대통령 재임 시절, 코로나 펜데믹이 닥치자 과감한 결정을 했다. 코로나 백신을 개발 중인 자국의 기업들에게 100억 달러 규모의 지원에 나선 것이다. 한 술 더 떠 개발 지원금외에 임상 결과조차 나오지 않은 제약사들이 개발중인 백신을 사주겠다면 선구매 계약까지 했다. 이때가 지난해 3월부터 7월 즈음이다.

당시 지원 규모를 보면 무모한 투자라고 할 만큼 파격적이고 천문학적인 재정이 투입됐다. 약효도 채 검증이 안되었고, 개발 초기 단계인 임상1상 절차를 밟고 있던 제약사 존슨앤존슨에 3월 말 4억6000만달러(5500억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7월에는 역시 임상2상이 진행중이던 노바백스에 16억달러(2조원)의 지원을 결정했으며, 역시 임상2상과 3상이 병행 진행중이던 화이자에도 19억5000만달러(2조4000억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트럼프가 지원한 이들 제약사들은 (백신 개발) 성공 확률 1%의 `바늘구멍'을 뚫고 보란 듯이 백신 개발에 성공했다.

의과학계에서 백신 개발 프로젝트는 성공 확률 1%의 `도박같은' 게임으로 여겨진다. 의학계 매뉴얼대로 개발에 나설 경우 임상1상에서 3상에 진입하는 과정만 최소 5년, 안전성과 부작용 검증 등을 거쳐 최종 개발 및 시판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무려 10년 이상이다. 이 과정에서 제약사들은 회사의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막대한 투자 비용까지 감당해야 한다. 이런 고민을 트럼프가 `한 방'에 해결해 준 덕에 화이자, 모더나 등 미국의 제약사들은 인류 역사상 유례가 없는 초 스피드로 코로나19 백신을 만들 수 있었다.

트럼프 정부의 성공한 `백신 도박'의 결실은 고스란히 미국 제약사들과 미국 정부가 취하고 있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올 예상 매출액은 각각 335억달러, 192억달러로 합쳐서 527억달러, 우리 돈으로 60조원에 달한다. 이중 영업이익을 50%로 계산하면 미국은 초기 순수 투자 비용(100억달러 중 백신 완제품 회수 비용 제외한 개발 지원 비용 20~30억달러로 추정)을 제외하고 벌써 본전의 10배 이상 남는 장사를 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정부가 글로벌 백신 5대 강국으로의 도약을 선포했다.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전략 보고대회'에서 “백신 5대 강국 도약을 위해 백신을 반도체, 배터리와 함께 3대 국가전략기술 분야로 선정해 앞으로 5년간 2조2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백신산업 생태계 조성, 글로벌 협력체계 강화, 200명 이상 의과학자 육성, 임상 전문 인력 1만명 및 바이오 전문 인력 양성, K-바이오랩 허브 구축 등을 제시했다.

늦었지만 다행이다. 하지만 왠지 일선 백신 개발 현장에서는 미더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현재 국내에서 백신 개발에 뛰어들어 임상1상 이상 단계가 진행되고 있는 제약·바이오사는 모두 7곳. 하지만 이들에게 지급된 정부의 백신 개발 지원금은 겨우 수백원, 어떤 업체는 단 돈 10억원도 못받은 곳도 있다. 초창기에 자국 5대 제약사에 100억달러의 투자를 결정하고 의회의 승인을 이끌어며 과감하게 투자를 한 트럼프 정부. 이를 통크게 받아들인 당시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

진정 글로벌 백신 강국 진입을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이고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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