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해야 답이 있다
소통해야 답이 있다
  • 심영선 기자
  • 승인 2021.08.08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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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심영선 부국장(괴산주재)
심영선 부국장(괴산주재)

 

옛 말에 `낮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속담이 있다.

즉 `말은 낮이나, 밤이나 모두 듣는 무리가 있기에 늘 조심하고 신중하라'는 함축된 의미다.

속담이지만 과학적 근거도 있다.

평소 사람들이 주고받는 말은 그 시간에 따라 전달되는 음파(공기의 파동)도 각각 다르다는 점이다.

지표면 온도의 높고, 낮음에 따라 들리는 소리의 높·낮이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함축하면 낮에 하는 말은 위로 퍼져 새가 듣고, 밤에는 아래로 퍼져 숨어 사는 쥐가 더 잘 듣는다는 뜻이다.

반대로는 중요한 사안을 놓고 `무덤까지 가져가자'는 약속된 말도 언젠가는 알게 된다는 것과도 일맥상통(一脈相通) 한다. 비밀이 없다는 말이다.

최근 괴산군이 추진하는 정책 중 일부 내용을 청 내 공직자가 장·단점을 분석해 외부 특정 주민에게 유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물론 공직자가 해서는 안 될 행위지만 아이러니하게 군정을 향한 그의 비장한 각오도 함께 담긴 듯하다.

그 공직자는 군 정책의 효율성과 가치, 중복된 예산낭비, 비싼 물가(집, 전·월세) 등을 다양하고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이를 받은 주민은 기자에게 “고뇌(苦惱)와 번민(煩悶)을 한꺼번에 느꼈고, 고민도 많이 한 것 같다”며 적시한 사실을 공개했다.

기자도 내용을 본 순간 가슴이 먹먹했다. 전형적 농촌지역 군정 기사를 수없이 작성했지만 `기대감'과 `실망감'도 동시에 느꼈다.

기자도 괴산을 좋아하며 살고 싶다.

하지만 그가 지적한 사안들은 군청 내부 실·과와 팀들 간 소통 부재가 더 실망스럽다는 점이다.

일부 공직자들은 정기적 자리 이동이라는 특성을 떠나 업무의 전문성도 상당히 부족해 보인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이뿐 아니다. 유출된 문건에 담긴 의미는 소속 직원들이 업무 추진에 대한 의욕도 부족하고, 분석 능력도 매우 떨어진다는 것이다.

군은 간부회의, 월례회의 등을 정기적, 또는 수시로 진행하지만 결국 회의로만 끝난다는 뜻이다.

모든 조직의 회의는 구성원들이 업무를 꼼꼼하게 분석하고 중복된 사안들은 소통하면서 개선하고, 진행하기 위해서다. 소통하지 않는 회의는 하나마나다.

공모 사업이던, 지역 중심 핵심 사업이던 소통하지 않고 분석 능력을 키우지 않으면 2, 3의 문건이 또 유출될 수도 있다.

더구나 괴산은 지역 소멸론도 거론되고 있다.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지만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도 없다.

훗날을 예견하는 사안일 뿐이다.

아직 늦지 않았다. 낮 말이던, 밤 말이던, 서로 공유하며 적극 소통하는 업무를 추진하면 정답이 있다.

군민들이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군정은 전체 공직자들의 책임이고, 몫이고, 의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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