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에 대한 망상과 원불교 법문
가난에 대한 망상과 원불교 법문
  • 박경전 원불교 청주 상당교당 교무
  • 승인 2021.08.05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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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자의 목소리
박경전 원불교 청주 상당교당 교무
박경전 원불교 청주 상당교당 교무

 

가난이 좋은 사람은 없다.

가난이란 무엇인가?

가난은 무엇이든 `결핍'을 느낄 때를 말하는 것이다. 결핍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다. 똑같은 돈을 가지고도 만족을 느끼고 행복해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결핍을 느끼고 불행해 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즉, 결핍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욕심의 크기에 비례하는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욕심이 클수록 결핍은 더욱 크게 느껴지며, 욕심을 줄일수록 결핍은 줄어들며 만족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욕심은 인간의 본능이라 쉽게 제어가 되지 않는 속성을 갖고 있다. 인간은 본능인 욕심을 제어하는 어려운 길을 포기하고 결핍을 충족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강구한다. 타인에게 빼앗는 방법을 선택하고, 비도덕적인 방법을 선택해서라도 결핍을 충족시키려 한 것이다. 제로섬의 게임이니 승자를 제외한 대부분 사람들은 더 큰 결핍을 느끼게 되었다.

중요한 것은 승자 역시 결코 결핍이 충족되지 않았다. 욕심의 크기가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빼앗은 것들로 채우고도 넘쳤지만 욕심이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이다.

누구도 결핍에서 구원받지 못하였다. 이제 결핍은 단순한 가난이 아니라 삶이 지옥으로 변하게 되는 매개체였다. 돈에 대한 결핍, 지식에 대한 결핍, 권력에 대한 결핍, 그 모든 결핍을 한순간에 사라지게 만드는 가치는 바로 사랑이었다. 그것이 연인들의 사랑이든, 부모 자녀 간의 사랑이든, 인류 간의 사랑이든 상관없었다.

사랑을 하는 순간 그 어떤 결핍과 가난도 느껴지지 않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사랑이 최고의 가치라고 칭송했고, 사랑은 아름답고 영원하다고 노래하였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이제 사람들은 사랑에 대한 결핍으로 모든 것이 가난해졌다.

상우가 말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영화 `봄날은 간다' 남주인공 대사. 사랑은 변한다. 모든 것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사실만이 변하지 않는다. 그것이 진리이다. 그 무엇도 아닌, 오직 진리에 의지할 때만 결핍은 사라질 수 있다. 쓸데없는 망상은 집어치우고 소태산 대종사님의 말씀으로 어지러운 필자의 글을 지우고자 한다.

대종사 안빈낙도의 뜻을 설명하시기를 “무릇, 가난이라 하는 것은 무엇이나 부족한 것을 이름이니, 얼굴이 부족하면 얼굴 가난이요, 학식이 부족하면 학식 가난이요, 재산이 부족하면 재산 가난인바, 안분을 하라 함은 곧 어떠한 방면으로든지 나의 분수에 편안하라는 말이니, 이미 받는 가난에 안심하지 못하고 이를 억지로 면하려 하면 마음만 더욱 초조하여 오히려 괴로움이 더하게 되므로, 이미 면할 수 없는 가난이면 다 태연히 감수하는 한편 미래의 혜복을 준비하는 것으로 낙을 삼으라는 것이니라. 그런데, 공부인이 분수에 편안하면 낙도가 되는 것은 지금 받고 있는 모든 가난과 고통이 장래에 복락으로 변하여질 것을 아는 까닭이며, 한 걸음 나아가서 마음 작용이 항상 진리에 어긋나지 아니하고, 수양의 힘이 능히 고락을 초월하는 진경에 드는 것을 스스로 즐기는 연고라, 예로부터 성자 철인이 모두 이러한 이치에 통하며 이러한 심경을 실지에 활용하셨으므로 가난하신 가운데 다시없는 낙도 생활을 하신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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