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서 희망의 음악과 함께 걷다
빗속에서 희망의 음악과 함께 걷다
  •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 승인 2021.08.0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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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산책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이현호 청주대성초 교장

 

7월 중순부터 무더위와 열대야가 지속되더니 드디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시원한 비가 반가워 우산을 들고 거리를 나서니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유난히도 즐겁게 들린다. 마치 타악기를 강하고 급하게 두드리듯 비트 리듬이 가슴 속까지 파고든다.

비가 오는 날에 젖은 창가를 바라보며 여러 가지 추억도 더듬어 보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소소한 일에도 행복한 일상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여름비 소리는 일정한 리듬이 있어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안정된 기분도 든다.

낮보다는 밤에 대한 시와 노래가 많듯이 화창한 날보다는 비 오는 날에 대한 노래가 참 많은 것 같다. 우선 우리 가요 중에 생각나는 비에 대한 노래만 열거해 봐도 `비오는 날의 수채화, 비와 당신, 비와 당신의 이야기, 빗속에서, 빗속의 여인, 빗속을 둘이서, 비처럼 음악처럼, 비의 나그네'등 이 지면에 다 열거하지 못할 정도로 수없이 많다.

이 노래 중 영화를 보며 눈물 흘리며 좋아했던 `비와 당신'은 영화 속의 두 주인공 `안성기와 박중훈'의 멋진 연기와 감동적인 대사에서 남자들의 진한 우정을 느껴 오랫동안 진한 감동을 주는 명장면과 박중훈이 어쿠스틱 기타를 치며 부르는 `비와 당신'이란 노래이다. 강인원이 만든 노래 `비 오는 날의 수채화'는 제목 자체가 근사한 그림이고 시가 된다. 남자가수 셋이 노래로 그림을 그리니 얼마나 멋있는 광경인가?

서양의 팝 중에서 비에 대한 노래를 보면 `Rhythm Of The Rain, Raindrops Keep Fallin On My Head, Who'll Stoop The Rain, Have You Ever Seen The Rain, Rain And Tears, Rain, Crying in the rain, It`s Raining Men, La Pioggia'등 내가 아는 노래만 해도 이 정도이다.

난 특히 비에 얽힌 팝송 가운데 Aphrodite's Child의 `Rain And Tears'를 너무도 좋아한다. 캐논 스타일의 코드가 진행되면서 애잔한 남자 보컬의 목소리가 함께 할 때면 비가 눈물인지, 눈물이 비인지 노래만 들어도 내리는 비가 코로 들어간 것처럼 코끝이 찡해진다. 그리고 `Rhythm Of The Rain, 은 뮤지컬로도 소개되어 많은 팝 애호가들이 좋아하는 노래이다. 경쾌한 리듬의 노래에 노란 레인 코트, 그리고 아름다운 여주인공은 비와 궁합이 잘 맞는 조합들이다.

비에 대한 추억은 세월이 오래되어도 잊혀 지지 않는다. 고등학교 시절 비가 오는 날이면 친구의 자취방에서 기타반주로 쥐어짜며 부르던 김세환의 `비'란 노래도 무척이나 소중한 추억으로 남는다.

비에 대한 노래는 우울한 음악이 많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경쾌하고 희망적인 노래들이 많이 있고 추억은 아름다운 것이라 그런지 비가 오는 오늘 밤도 창가에서 밖을 내다보는 마음은 행복하다.

7, 8월이 되며 외국에서 유입된 코로나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어 언제 마음껏 거리에 나설지 걱정이다. 하지만 지루한 장마 속에도 찬란한 햇빛이 비추듯, 빗속에서도 항상 경쾌한 리듬과 아름다운 멜로디의 비의 음악을 들으며 찬란한 무지개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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