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 대한 감사는 청결한 주방으로
고객에 대한 감사는 청결한 주방으로
  • 이미영 충북도 위생정책팀장
  • 승인 2021.08.0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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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미영 충북도 위생정책팀장
이미영 충북도 위생정책팀장

 

음식을 조리하여 섭취하는 것은 인간 생활의 3대 요소 중 가장 기본이고 이렇게 음식을 조리하여 손님에게 판매하는 영업은 다양한 형태로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1962년 식품위생법 제정과 1998년 식품의약품안전청 개청 이후 식품위생 행정은 건강한 식생활을 추구하며 발전함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등으로 장마와 뙤약볕으로 후덥지근한 여름은 항상 식중독이 걱정이다.

식약처 자료로 최근 5년간 식중독이 발생하는 장소를 보면 음식점 60%, 기타 17%, 학교 11%, 학교 외 집단급식 9%, 불명 2%, 가정집 1%이고, 전체 1,731건의 식중독 발생 건수 중 절반 이상이 음식점에서 발생했다.

식품위생은 식중독 같은 피해를 미리 막기 위한 위생 활동이다. 그럼 위생을 위해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조리공간의 청결이다.

예전에 동남아 여행 중 패키지 일정으로 나름 최고급 호텔식 부폐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는데 처음 담은 접시에 맛있는 해산물을 먹고, 두 번째 발걸음을 옮길 때 큰 충격에 빠지고 말았다. 누가봐도 구정물, 몇 번이고 접시 등을 씻어 더러워진 물에 음식 찌꺼기를 한두 번 헹구듯이 씻고 행주로 닦아 다시 사용하도록 올려두는 것이었다.

위생에 대한 무지가 있었을까? 아니면 알면서도 무시했을까? 최고급 호텔식 뷔페가 무색할 정도의 위생관념이라면 주변 식당이나 인근 길거리 음식은 어떨까?

우리의 위생은 훨씬 훌륭하겠지? 맞다! 많이 좋아졌고 적어도 어느 부분을 챙겨야 하는 지 알고 있다.

수년간 식당, 반찬가게 등 음식 취급업소를 단속하면서 반복적으로 하는 행정지도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음식을 조리하는 곳이니 최소한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냉장고, 주방보다는 깨끗하게 관리한다는 생각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정말 감사할 정도로 위생적으로 조리하는 식당을 가면 고맙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매장은 정말 고급지고 깨끗하지만 주방은 엉망인 곳, 어제 너무 바빠 정리하지 못했다지만 정말일까 싶은 곳을 보면 답답하고 화가 난다.

영리를 목적으로 조리한 음식을 판매하는 만큼 사업주 스스로 고객에 대한 감사의 마음으로 청결한 주방에서 조리된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실천하는 위생관념을 갖춰야 한다. 행정기관에서도 법으로 강제하여 영업정지, 과태료 등 처분하여 관리하는 영역은 차치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현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홍보와 교육이 꼭 필요할 것이다.

위생도 교통질서 지키기처럼 쉬워 보이나 체득하기 어렵다. 몸에 자연스럽게 배이게 해야 하는 데 눈과 귀로 듣는 지식 외에 몸으로 체험하는 공간이 필요할 것이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 현장중심의 위생교육으로 요즘 급부상하는 메타버스(metaverse) 가상공간을 통한 체험이 하나의 대안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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