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값 인상
라면값 인상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1.08.02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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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코로나19, 무더위에 물가고까지. 숨이 턱턱 막히는 날씨에 마스크까지 쓰며 생업 전선에서 뛰어야하는 서민들에게 또다시 반갑지 않은 소식들이 들려온다.

라면값을 비롯해 우유 등 기본 생활소비재 가격이 일제히 들썩이고 있다.

포문은 라면업계가 열었다. 진라면으로 유명한 오뚜기식품은 이달들어 1일부터 자사가 생산하는 라면류 전 제품의 가격을 평균 11.9% 인상했다. 대표 브랜드인 진라면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은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용기면)이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인상했다. 업계 1위인 농심도 오뚜기에 이어 전격 라면값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이달 16일부터 인상할 예정인데 신라면은 1봉지에 676원에서 736원으로 7.6%, 안성탕면은 6.1%, 육개장사발면 4.4% 등으로 각각 인상된다.

오뚜기의 라면값 인상은 지난 2008년 4월 인상한 이후 이번에 13년 4개월만이다. 농심은 업계 중 가장 최근인 지난 2016년 12월에 한 차례 라면값을 인상한 바 있다. 라면업계 빅4중 나머지 2개 사인 삼양과 팔도라면도 인상 시기와 인상폭을 저울질하는 중이다.

라면은 서민들에게는 필수 소비재다. 단돈 몇백원으로 한 끼니를 때울 수 있는 유일무이한 현대판 `구황(救荒) 식품'이다. 가진 것 없이 가뜩이나 팍팍한 살림에 서민들로서는 라면값 인상 소식이 우울 할 수 밖에 없다.

라면값이 뛰니 우유값도 덩달아 들썩이고 있다. 낙농진흥회에서 농가에서 생산하는 원유 1리터당 가격을 926원에서 947원으로 2.3% 인상했다. 원유 값 인상은 곧바로 시판중인 우유의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직결될 전망이다. 앞서 우유업계는 지난 2018년 원유가격이 0.5% 오르자 곧바로 소비자 가격을 3% 이상 인상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이번 원유 가격 2% 대 인상은 최소 소비자 가격이 5% 이상 상승시킬 빌미가 될 수 있다. 물가 당국이 긴장하는 이유다.

우유 가격의 인상은 타 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우유를 원료로 하는 빵, 과자, 아이스크림, 치즈, 커피류 등 일상에서 매일 접하는 식품들의 가격이 줄줄이 오른다는 점에서 서민들의 한숨은 깊어져 간다.

라면, 우유값 뿐만이 아니다. 오랜 무더위는 장바구니마저 가볍게 만들어주고 있다.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채소, 과일류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여름철 대표적 `피서 식품'인 수박은 상품 기준으로 한 통에 3만원을 훌쩍 넘게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배 30% 이상 오른 가격이다. 농산물유통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으로 상추는 1년전에 비해 71%, 시금치는 84%, 미나리는 50%나 폭등했다. 불볕 무더위에 작황이 나빠지면서 식탁에 오르는 대부분 채소류의 가격이 급등했다.

5만원짜리 한 장 들고 마트에 가서 수박 한 덩이, 대파 한단, 생선 한 마리 사면 더 장바구니에 넣을 게 없다는 주부들의 푸념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코로나19로 더 심각해진 빈부 양극화 현상에다 장바구니 물가고까지. 이래저래 올 여름 서민들이 견뎌야하는 불쾌지수는 낮아질 기미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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