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노인학대 … 고령화시대 민낯
끊이지 않는 노인학대 … 고령화시대 민낯
  • 이형모 기자
  • 승인 2021.07.28 2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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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지난해 978건 의심신고 … 191건 학대 판정
정서적 학대 130건·행위자 아들 77명으로 최다
대부분 “가정사” 외부노출 기피 … 대책마련 시급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첨부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관련없음. /사진=뉴시스

 

충북지역의 노인학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영향으로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정 내 노인학대가 줄지 않고 있다.

28일 보건복지부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의 `2020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충북에서 접수된 노인(만 65세 이상) 학대 의심신고는 978건이다. 이 중 학대사례 판정 건수는 191건(19.5%)이다.

지역별 학대 발생을 보면 청주가 66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충주(39건), 음성(20건), 제천(18건), 옥천(12건), 진천(9건), 보은(8건), 단양(6건), 증평(5건), 영동·괴산(각 4건) 등이다.

전체 중 노인학대가 현재 이뤄지고 있거나 학대에 따른 즉각적인 의료조치가 필요한 응급사례는 15건이었다.

학대 유형(중복)별로 보면 정서적 학대(130건)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신체적 학대(108건)가 두 번째로 많았다.

방임(35건)·자기방임(22건)·성적학대(12건)·경제적 학대(10건)·유기(4건)가 뒤를 이었다.

노인 학대는 집 울타리 안에서 빈번하게 이뤄졌다. 학대 발생 장소를 보면 `가정 내'가 174건(91.1%)이었다.

학대 행위자 225명 중 아들이 34.2%(77명)로 가장 많았다. 배우자(51명·22.7%)와 딸(20명·8.9%)도 적잖은 학대 행위 주체였다.

심지어 손자녀(6명·2.7%)도 조부모를 학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뿐만 아니라 노인의료 복지시설을 비롯한 생활시설에서도 노인 학대가 이뤄졌다. 같은 기간 생활시설에서 발생한 학대 사례는 9건(4.7%)이나 됐다.

노인 학대는 한 번에 그치지 않고 재발하는 경향을 보인다. 집계 현황을 보면 전체(191건) 중 22건(11.5%)이 재학대 사례였다.

가장 큰 문제는 학대 피해자 대부분이 심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고령에 이를수록 질병을 비롯한 각종 요인에 의해 가족이나 타인 의존성이 높아진다. 잘못된 방향으로 발전하면 학대 행위자에게까지 의존하는 경향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일례로 일부 피해자는 자녀나 배우자로부터 학대를 당해도 가정사로 생각해 외부에 알리는 걸 꺼리는 특성을 보인다.

노인복지전문기관 관계자는 “현대사회 들어 노인들의 사회적 지위가 크게 하락했고, 존경받는 대상에서 최하위 약자로 전락해 학대까지 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고령화 추세가 급속도로 진행되는 만큼 부작용도 계속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하루빨리 지역은 물론 전 사회적으로 노인 학대 예방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 기준 충북 인구는 160만837명이며, 그중 만 65세 이상 노인은 28만8148명(18%)에 달한다.

/이형모 선임기자
lhm043@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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