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없는 아이들
꿈이 없는 아이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1.07.2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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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금란 부국장
김금란 부국장

 

커서 무엇이 되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며 자랐다.

초등학교 때는 학년 초마다 장래 꿈을 적어 제출하기도 했다.

대통령, 과학자, 교사, 의사, 탐험가, 화가 등등. 되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시절이었다.

꿈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줄어들었다. 하고 싶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고 꿈꾼다고 다 이뤄지는 것도 아니지만 꿈 만큼은 원대했다.

그런데 부족함 없이 사는 요즘. 청소년들은 꿈이 없다. 되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다.

꿈이라도 꾸면 삶이 즐거울 것이라고 하지만 왜 꿈을 가져야 하느냐고 반문한다.

청소년들에게 꿈을 꿀 기회라도 제공하고자 교육부가 내놓은 정책이 고교 학점제다. 2025년 전국적으로 전면 시행하는 고교 학점제를 두고 요즘 충북교육계가 시끄럽다.

전면 시행에 앞서 충북도교육청은 안정적 정착을 위해 2018년부터 선도학교, 연구학교를 지정 운영하고 있다. 현재 연구학교 7교, 선도학교 31교가 운영 중이다. 내년에는 도내 일반고 전체를 대상으로 연구, 선도학교를 지정할 방침이다.

정책 추진을 두고 전교조 충북지부는 도내 일반고, 특성화고 등 교사 6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교학점제 의견 조사 결과 부정적 견해가 많다는 점을 들어 고교학점제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 단체가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6.2%는 충북도교육청과 교육부를 향해 고교학점제를 중단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청주지회는 교사들의 업무 가중, 다교과 지도의 어려움 등을 반영한 학교 지원을 통해 차질없는 정책 추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새로운 정책을 추진하다 보면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어려움도 따른다. 교사들은 책임감으로 힘들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교실에서 꿈을 꾸지 않는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만큼 고통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 청소년(13~24세 인구·복수응답)이 고민하는 문제'1위는 직업(직업선택, 보수 등·57.9%)으로 나타났다.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청소년들은 걱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학벌이 대접받는 현실에서 잠자는 교실을 깨우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코로나19 상황에서도 학생들은 학교는 안 가도 학원은 간다. 친구는 만나지 않아도 스터디 카페는 가야 한다. TV는 안 봐도 인터넷 강의는 들어야 한다. 치열하게 공부해 입학한 대학에서도 진로를 두고 방황하는 게 현실이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4년제 대학생 2146명을 대상으로 진로 결정 시점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6.9%가 아직도 어떤 일을 할지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학생 10명 중 8명 이상은 진로 고민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진로를 결정한 그룹(76.0%) 보다 진로 결정을 하지 못한 그룹(95.7%)의 대학생들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경우가 더 많았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모르니 일반대학에서 전문대학으로 유턴하는 입학생만 늘었다. 유턴 입학생은 2017학년도 1453명에서 2021학년도 1769명으로 21.8%(316명) 증가했다. 지원자는 2017학년도 7412명에서 2021학년도 1만4215명으로 91.8% 늘었다.

꿈이 없는 청소년의 미래는 동굴과 같다. 꿈이 없는 학생들의 학교생활은 행복할 수가 없다. 꿈이 없는 학생들에게 꿈이라도 갖게 한다면 교육의 역할은 다 한 것이다. 고교학점제를 추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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