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아직 성장할 수 있을까
50대, 아직 성장할 수 있을까
  •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 승인 2021.07.2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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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30대 교사시절 캐나다 어학연수를 다녀온 적이 있다. 나름 영어를 좀 할 줄 안다고 했지만 함께 수업을 듣는 여선생님 두 명의 유창함에 기가 팍 죽었다. 나의 약점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입을 닫았다. 치열하게 영어를 배울 소중한 시간을 인간관계를 맺거나 관광하는 데 사용하였다. 배움보다는 침묵함으로 나의 자존심을 지키는데 급급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마음이 편했으나 돌아오는 비행기에서의 허전했던 마음은 지금도 생생하다.



# 당신은 어느 쪽에 가깝나?

정신의학자 에런 벡에 의하면 사람들은 흔히 자신에게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이 직접적으로 자신의 감정이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건을 판단하는 개인의 신념체계라고 한다. 따라서 자신이 가진 신념체계를 파악하고 사고의 방향을 전환하는 것으로 충분히 스스로의 삶을 긍정적 혹은 부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심리학자 캐럴 드웩(C.S Dweck)은 이러한 신념체계를 마음가짐(마인드셋, Mindset)이라 불렀으며 사람들은 두 가지 마인드셋:고정 마인드셋(fixed mindset)과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을 가지고 살아간다고 했다.

고정 마인드셋의 소유자는 인간의 지능, 개성, 도덕성 등은 불변하다는 믿음을 가진다.

자신은 특정 부류의 사람이고, 다른 부류의 사람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확신한다. 사람의 근본은 변할 수 없다는 신념체계를 가진다. 만약 자신의 지능이 높다고 믿는다면 스스로를 증명해 보이겠다는 목표에 집중하게 되며, 따라서 모든 상황이 평가와 심판의 대상이 된다.

성장 마인드셋의 소유자는 고정 마인드셋과는 반대의 신념체계를 가지며 지능, 도덕성, 개성 등의 자질을 평생 이고 살아야 할 짐으로 여기지 않고 출발점으로 인식한다. 나와 타인은 언제든 근본적인 변화가 가능하고 능력보다는 배움을 통해 끝없이 성장할 수 있다는 신념체계를 가진다.



# 나는 어디에 있는가?

아주 독특한 신규직원이 들어왔다. 중견 간부들은 그 직원에게 어떤 피드백을 주어야 하지만 누구도 나서지 않는다. 어느 중견 간부 왈 “내가 배 속에서 10개월을 품고, 10년 이상을 키운 내 자식도 마음대로 안되는데…. 사람은 안 변해요. 안 변해, 그냥 놔주세요.”

한편으로 그 중견간부의 말을 들으면서 맘이 편해진다. 어른에게 주어진 가르치는 일을 포기해도 되니까. 당신의 자질이 고정되어 있다고 믿는다. 당신 파트너의 자질이 고정되어 있다고 믿는다. 인간관계의 질이 고정되어 있다고 믿는다. 이것이 고정 마인드셋이다.

그 중견간부는 `누군가는 더 우월하고 누군가는 더 열등하다'라는 신념체계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독특한 신규직원의 배움과 성정 여부를 그 자신이 판단하는 심판자가 되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이 보인다. 맞는 말이지만, 좀 더 정직하게 말한다면. 완벽하게 자기에게 맞게 변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사람은 어떤 형태로든지 변화한다. 배움을 통해 긍정적인 성장을 한다.

문제가 있는 집단이나 조직에서 그 원인이 리더에게 있다면 대게 그 리더는 `나를 입증해야 해!'라는 것에 집착하는 고정 마인드셋의 소유자일 가능성이 크다. 자신이 특별하다는 것을 입증하려고, 남들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려 에너지를 쓴다.

또한 자신의 약점이 드러나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배우려 하기보다 군림하려고 한다.

50대 중반에 있는 나는 계속 성장할 수 있을까? `성공과 인정'보다 `도전과 배움'에 더 열정적일 수 있을까? 성장 마인드셋과 고정 마인드셋의 연속선상에서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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