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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7.10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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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형 임용제도에 대한 유감
노 광 기<전국어린이집연합회 회장>

정부는 국가와 공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개방형 임용제도를 도입 시행하였습니다. 이는 현재의 공무원 조직으로는 급변하는 국제경쟁 환경에 대처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입니다. 이에따라 1996년 하반기부터 해마다 일정 수의 공무원을 외부전문가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개방형 직무수행 요건과 관련해선 학력이나 자격증 등의 제한이 없으며, 공무원·민간분야에서 일정한 경력을 쌓은 사람은 모두 지원할 수 있는 제도입니다.

이에 맞춰 충청북도가 기존의 여성정책관(과장급) 제도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성이 국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한 것은 여성의 사회참여와 권익향상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발전적이고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것입니다.

지난 반년 동안 지역사회의 뜨거운 현안으로 대두됐던 충북도 복지여성국장 임명 논란이 끝내 5개월 만에 당사자인 김양희 국장의 전격적인 사퇴로 아쉽고 씁쓸한 여운을 남긴 채 마감됐습니다.

지난 1월 고위직급(3급)인 복지여성국장에 5인의 후보자가 공모한 가운데 인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김양희씨가 내정, 임명된 것에 대해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소위 정실 인사시비가 일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질과 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명 반대와 성명 발표, 시위가 계속되더니 나중에는 논문 표절 공방으로 확산되면서 연일 끈질긴 사퇴 압력이 가해졌고, 급기야 도의회에서 '인사특위' 구성까지 추진됨으로써 도의회마저 양분되는 사태로 비화되었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당사자는 "도민 화합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깊은 고민 속에 도정 발전에 애쓰시는 지사님과 공직자 여러분께 더 이상 누를 끼쳐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과, 제도적 정당성과 정치적 합법성을 부정하고 터무니 없는 음해까지 난무하는 상황에서 자신과 가족의 명예를 지키기 위하여 그동안 힘겹게 잡고 있던 끈을 놓고 잠시나마 행복했던 복지여성국장 자리를 떠나려는 결심을 하였다"는 말을 남기고 짧은 공직을 정리했습니다.

그를 중심으로 장기간 공방을 빚음으로써 지역에 많은 생채기를 낸 것도 아쉽지만, 외부공모제 특히 여성이 고위공직자로 발탁될 수 있는 제도를 반년도 지켜내지 못하고 또 다시 내부 임용제로 회귀하게 만든 우를 염려하고 탓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그동안 치열했던 충북도와 시민단체의 갈등을 좀 더 합리적으로 조정해 내지 못한 우리 지역의 리더십과 정치력에도 큰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울러 외부 공모제를 시행하더라도 임명권자인 도지사의 의견과 인사권도 존중되어야 할 것이며, 앞으로는 단순히 명분에 얽매인 반목은 지양되어야 할 것입니다.

김양희씨는 사퇴의 변에서 "열심히 일하면 자신에 대한 우려와 걱정이 지나친 기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참고 견디며 인내하기 어려운 5년과도 같은 5개월을 지냈다"고 했습니다. 어쨌든 그동안 많은 고통과 시련을 감내하면서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꿋꿋이 업무를 수행한 것에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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