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문 어린이집 교사들 엄벌하라"…뿔난 울산 엄마들 탄원만 수백건
"물고문 어린이집 교사들 엄벌하라"…뿔난 울산 엄마들 탄원만 수백건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1.07.13 14: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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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첫 공판 앞두고 탄원 접수 일주일새 400건 접수
잇단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건에 학부모 공분 커

"법이 허락하는 가장 엄한 처벌 해달라" 호소



3살 원생에게 물을 7컵 억지로 마시게 하는 등 이른바 '물고문' 학대가 일어난 울산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추가 학대 정황이 확인된 가운데 가해 교사들을 엄벌해달라는 탄원서가 첫 공판을 앞두고 수백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피해 학부모 등에 따르면 오는 15일 울산지방법원 제8형사단독 심리로 열릴 남구의 한 국공립어린이집 가해 교사 11명에 대한 첫 공판을 앞두고 이날까지 집계된 구글폼 양식의 탄원서만 40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는 지난 5일 탄원서를 받기 시작한 이후 일주일만의 성과다.



피해 학부모마다 탄원서를 따로 받고 있고, 카페나 옷가게 매장 등에 비치한 자필 서명 탄원서도 조만간 따로 집계할 예정이어서 실제 진정에 참여한 인원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탄원서는 민원성 서류로 법적인 효력은 없다. 재판부의 법률적 판단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런데도 이같이 탄원서가 빗발치는 데에는 최근 지역사회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어린이집 아동학대에 대한 부모들의 공분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풀이된다.



피해 학부모들이 작성한 탄원서에는 사건 발생 경위를 비롯해 피해 내용과 피의자 엄벌 요구 등을 담았다.



한 피해 학부모 A(41·여)씨는 탄원서에 "어린이집은 아동들이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겪는 곳으로, 가장 안전하게 보육받아야 하는 장소"라며 "학부모와 아동들이 믿고 따를 수 있도록 보듬어 보육해야 할 어린이집 교사들이 가해를 막기는 커녕 교사 전체가 신체적, 정신적 학대에 동참하고 방임했다는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고 죄질이 나쁘다"고 적었다.



A씨는 "또 피해아동의 상처도 심각하지만 이 사건으로 인한 피해아동의 엄마들도 '내 손으로 그곳에 보냈다'는 죄책감에 스스로를 탓하며 비통해하고 있다"며 "아동과 학부모에게 큰 고통을 준 학대 교사들과 이를 방임한 원장 모두가 법이 허락하는 가장 엄한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울산지법은 지난 5월 아이에게 물을 강제로 7컵 먹인 보육교사를 구속했다.



이 교사는 2019년 당시 3살 원생에게 약 12분동안 물 7컵을 강제로 마시게 해 토하게 하고 다른 아이들이 남긴 물까지 강제로 먹이는 등 150차례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피해 학부모 측이 경찰의 부실 수사를 지적했고, 경찰은 재수사에 나서 만 3~5세 아동 46명에 대한 학대 정황을 추가로 확인됐다.



경찰이 2019년 9월부터 11일까지 2개월간 해당 어린이집 CCTV를 분석한 결과 확인된 학대 정황만 무려 700여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학부모들은 전체 교사 12명 중 1명을 제외한 11명의 교사가 학대에 가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해 교사들은 아이들의 물건을 화장실에 집어던지거나 빼앗아 울리고, 몇몇 아동에겐 간식을 주지 않기도 했다. 또 낮잠자는 아동을 깨우지 않거나 격리된 구석 공간에 밀어넣어 수업에서 배제시키는 방법으로 정서적 학대를 일삼았다.



이 밖에 불 꺼진 교실에 아이를 혼자 놔두거나, 벽을 보게 한 후 장시간 혼자 세워두기도 했다.



이 밖에 머리, 등을 때리고 꼬집었으며, 교사와 다른 아이가 남긴 잔반을 억지로 먹이거나 40초 동안 14회 밥을 떠먹이는 등 신체적 학대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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