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성취 회귀분석(回歸分析)
인생 성취 회귀분석(回歸分析)
  •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 승인 2021.07.08 2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심리학으로 보는 세상만사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양철기 교육심리 박사·원남초 교장

 

지금의 나의 나 됨은 누구 덕인가? 나의 능력, 나의 노력, 부모 덕, 나라 덕, 행운, 알 수 없는 우연 때문이었나.

# 능력주의(meritocracy)

능력주의(메리토크라시)라는 말은 1958년 영국의 사회학자 마이클 영이 저서 `메리토크라시의 부흥'에서 처음 사용했다. 메리토크라시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IQ)에 따라 그 지위가 결정되고 능력이 높은 사람이 사회를 통치한다는 것이다.

그는 저서에서 지능과 노력만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메리토크라시'를 채택한 사회를 풍자하는데 내용의 마지막에는 오만으로 대중의 감정과 유리된 엘리트들을 대중이 뒤집는다는 것으로 맺는다. 마이클 영은 능력이라는 것은 개인의 지능을 평가하고 수치화하고 이 수치에 순위를 매겨, 그 순위에 따른 차등 보상을 하는 것을 의미했다. 당시 마이클 영이 사용한 메리토크라시는 경멸의 뜻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이 말이 널리 사용됨에 따라 태생보다는 능력에 따라 보상받는 뜻으로 변해갔다. `능력만큼 보상 받는다'는 말은 공정하다고 느껴지며, 능력주의는 자본주의하에서 당연시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능력주의로 공정한 삶을 살고 있는가?

경제학자 김현철 박사는 `인생의 8할은 운, 감사하고 겸손할 이유'라는 글에서 태생의 우연성과 공동체의 도움이 성공과 실패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 회귀분석(回歸分析)

회귀분석(Regression analysis)은 통계학의 꽃으로 불리는 자료분석 방법의 하나로 어떤 변수가 다른 변수에 의해 설명된다고 보고 그 함수 관계를 조사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서울대 입학'에 `중학교 때의 학원 수강 여부'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는 통계기법이다.

김현철 박사에 의하면 칠레 대학생을 대상으로 입학 커트라인 1점 차이로 명문대학에 입학한 학생과 떨어진 학생의 훗날 직업과 소득을 회귀분석한 결과는 능력주의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아슬아슬 점수로 입학에 성공한 학생이 고소득자가 될 확률은 아슬아슬하게 실패한 학생보다 50% 높았으며 기업의 임원이 될 확률 또한 그 정도로 높았다. 입학 커트라인 1점 차이가 과연 두 사람의 능력의 차이를 대변할 수 있을까?

성경에서 이스라엘 민족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제비뽑기를 사용했다. 심지어 예수님의 제자 가롯 유다를 대신할 제자를 정할 때, 먼저 2명의 후보자를 세우고 최종적으로는 제비뽑기로 한 명을 뽑았다. 마이클 샌델 교수 또한 그의 저서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제비뽑기에 의한 대학 입시 방안을 제안했다.



# 성취에 겸손, 실패에 용기

운명론을 거론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숙명론자를 찬양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30여 년의 직장생활과 50대 중반의 인생 여정에서 지혜를 얻고자 함이다.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잘 안되어 실패에 좌절하는 사람, 조금의 성취를 얻었다고 목에 힘을 지나치게 주고 다니는 사람들. 그들에게 작은 희망과 지혜라도 나누고 싶은 것이다.

성경에서 왜 중요한 사람을 뽑을 때 제비뽑기를 했을까?

뽑히지 않은 사람에게는 “당신 능력이 모자라서가 아니야. 그냥 운이 좀 나빴을 뿐이야. 또 기회가 올 거야.”라고 좌절하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뽑힌 사람에게는 “당신은 옆의 사람보다 조금 운이 따라주어서 뽑힌거야. 당신 힘으로 다 된 건 아니야. 그리고 저기 운이 조금 나빠 뽑히지 못한 사람을 도와주면서 살아야 해”라고 함이다.

대학선택, 결혼, 직업선택, 대수술 등등 인생의 여정에서 맞닥뜨린 굵직한 사건들을 돌아보면 자신의 노력도 있었겠지만 나의 한계를 벗어난 오묘한 섭리를 만났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잠시 시간을 내어 당신 삶을 회귀분석 해 봄은 어떠한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