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의 의미
평가의 의미
  • 김진균 청주봉명중 교장
  • 승인 2021.07.0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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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즈 포럼
김진균 청주봉명중 교장
김진균 청주봉명중 교장

 

요즘 학교에선 기말고사가 한창이다. 학생들은 긴장 속에서 밤잠을 설쳐가며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학부모도 예외는 아니다. 아이들이 밤늦게까지 공부를 하면 부모도 편히 잠을 잘 수 없어 노심초사하며 같이 밤을 지샌다. 교사는 혹여 시험관리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그리고 문제 출제에 오류는 없는지 등등으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다. 이처럼 평가는 평가자와 피평가자 누구에게나 어려운 과정이 된다.

그런데 학생들이 받는 평가는 중간·기말고사만 있지 않다. 학생들은 교육과정을 이수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평가를 받게 된다. 중간·기말고사는 그러한 다양한 평가 중 하나일 뿐이다. 학생들이 교육활동 중 받게 되는 평가를 분류해 보면 다양한 명칭의 평가가 존재한다. 평가 방법에 따라 분류하면 수행평가와 지필평가가 있고, 평가 기능에 따라 분류하면 진단평가, 형성평가, 총괄평가가 있으며, 평가 기준에 따라 분류하면 준거지향평가인 절대평가와 규준지향 평가인 상대평가가 있다. 그리고 현재 학교 현장에서 학생활동 중심 수업이 강조되면서 수행과정을 평가한다는 과정 중심평가와 이에 대비되는 결과 평가가 있다. 여기에서 중간·기말고사는 지필평가, 총괄평가, 규준지향 평가이며, 결과 평가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평가 과정에서 학생들은 부모나 교사로부터 칭찬과 힐책을 받기도 한다. 평가는 이처럼 외적 평가도 받지만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평가로 이어지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노력에 대해 스스로를 칭찬 하기도 하고 자신의 노력 부족에 대해 자책을 하기도 한다. 즉, 노력을 통해 기대한 목표에 도달하면 자기 효능감을 갖게 되며 더 큰 도전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게 되지만, 기대치에 도달하지 못하면 성찰을 통해 자신의 노력에 무엇이 문제였는지를 파악하게 되고 그 문제점을 보완하려 한다.

이제 4차 산업혁명과 함께 학생 수가 급감하면서 사회의 변화와 함께 수업과 평가에도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미래사회는 학생 수의 급감으로 학생들을 서열화하고 경쟁을 유도하는 상대평가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으며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창의성, 자기 주도성, 고차적 사고력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과거의 획일적 지식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역량을 기를 수 있는 학생활동 중심 수업과 이에 따라 수행과정을 평가하는 그래서 평가를 서열화가 아닌 피드백에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 중심평가와 절대평가로의 방향 전환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요구는 큰 물줄기가 되어 교사들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주장들을 다 휩쓸고 내려가 이러한 물줄기를 따라 내려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이 밀려오기도 한다. 그렇다면 진정 이들의 주장처럼 미래사회는 서열화와 경쟁이 필요 없는 사회라는 말인가? 그런 사회가 이상적이긴 하지만 선뜻 동의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회적 존재인 우리는 서열화와 경쟁 없이 살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서열화와 경쟁은 부정적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사회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이다. 우리는 사회적 비교를 통해 집단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동기 유발될 뿐만 아니라 도전을 통해 무엇인가를 성취함으로써 자기 효능감을 갖게 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개인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면에서 경쟁과 서열화는 불가피한 일이다.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수결의 원리가 최선이 아닌 최후의 방법인 것처럼 기존의 지필평가, 상대평가 방식도 최선의 방법은 아니나 현실을 반영한 최후의 방법이라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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