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슈사이드(Suicide)
코인 슈사이드(Suicide)
  • 이재경 기자
  • 승인 2021.07.0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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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이재경 국장(천안주재)

 

글로벌 게임사인 넥슨이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가 한화 457억원, 일본 돈으로 44억9900만엔의 손실을 입었다.

일본 거래소 시장에 상장된 넥슨은 지난 1일 공시를 통해 암호화폐 거래 자산 평가 손해액(44.99억엔)을 영업외비용으로 계상한다고 밝혔다. 전액 손실로 처리한다는 뜻이다. 이 계상 결과는 2/4분기 결산에 반영된다. 다수의 넥슨 주주들이 넥슨 김정주 회장의 `생뚱맞은' 투자로 457억원을 날린 셈이다.

넥슨은 김정주 회장의 의지에 따라 지난 4월말 비트코인 1717개를 약 1130억원에 사들였다. 1개당 평균 단가는 5만8226달러(약 6500만원)다. 그후 비트코인 시세는 급락했다. 한 때 7만달러 선을 넘보기도 했던 비트코인 시세는 6월말 현재 3만달러선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넥슨이 매입할 당시 시세가 5만8226달러였으니 무려 투자 원금의 48%를 날리게 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넥슨의 자회사인 넥슨지티의 주주들이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보유 주식의 주가가 하락할 우려 때문이다. 넥슨지티의 지난해 총매출은 278억원, 영업이익은 31억원. 지난해 영업이익 기준으로 15년을 벌어야 모을 수 있는 돈을 불과 두어달 만에 날렸으니 한숨이 안나올 수가 없게 됐다.

김 회장 말고도 비트코인 투자로 비난을 받는 글로벌 기업가가 또 있다. 테슬라의 오너인 일론 머스크다. 머스크는 지난 2월 비트코인에 15억달러를 투자한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혀 화제가 됐다. 실제 머스크는 꾸준히 비트코인을 매입했으며 상당액을 2월~3월 사이에 투자해 큰 이익을 취했다. 실제 테슬라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 공시에서 비트코인으로 1억100만달러(1122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코인 투자자들은 `머스크가 비트코인 시세를 조종해 차익을 얻고 있다'며 맹렬히 비난했다. 중국에서는 그를 비난하는 집회까지 열리기도 했다.

머스크는 비트코인을 옹호하는 발언을 잇따라 하면서 시세를 끌어올렸다. 비트코인으로 테슬라의 전기차를 살 수 있겠다고 한 발언이 대표적이다. 그의 발언 직후 비트코인은 달러와 동등한 결제 수단으로 인식됐으며 큰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이후 머스크는 이 발언을 철회해 비트코인이 현재의 가격까지 폭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머스크는 도지코인의 시세를 폭등시켜 또다른 투자자들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지난해 1월15일, 우리 돈으로 불과 2원의 가치가 있었던 도지코인은 머스크가 `도지코인이 맘에 든다, 쿨(Cool)해보인다'는 트윗을 올리면서 시세가 폭등, 5월5일에는 역사적 최고점인 869원(0.6851달러)을 기록했다. 불과 16개월만에 4만3450%(435.5배)나 치솟은 것이다. 만약에 지난해 1월 1000만원어치 도지코인을 갖고 있다가 올해 5월5일에 팔았다면 43억3000만원을 차익을 실현할 수 있었다.

걱정되는 것은 바른 금융상식이 없이 코인에 인생을 거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층에서 심각한 상황인데 코인에 투자했다가 실패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뉴스가 최근 연이어 보도되고 있다.

실제 코인 시세는 비트코인이 지난 4월 고점대비 50% 이상 폭락했으며, 다른 수십개의 `잡(雜) 코인'들도 같은 기간 50~90%이상 또는 0원으로 폭락해 투자액 전액을 날린 사람들이 허다하다.

아파트 광풍에 절망했던 젊은이들이 코인 광풍에 휩쓸려 또다시 나락으로 추락하는 암울한 상황들. 이 정도라면 이젠 제도권 금융에서 어떤 시그널이라도 나와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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