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국사지 출토 의식공양구 보물된다
서울 영국사지 출토 의식공양구 보물된다
  • 김금란 기자
  • 승인 2021.07.01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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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금동금강령·청동향합 등 10점 지정예고
주조기술 정교·세부 조형 탁월 … 완성도 높은 공예품
(왼쪽 첫째줄)청동동이, 청동유개호-(둘째줄)현향로(손잡이), 청동향합, 청동굽다리그릇-(셋째줄)금동금강령(탁설), 금동금강저, 청동숟가락. /문화재청 제공
(왼쪽 첫째줄)청동동이, 청동유개호-(둘째줄)현향로(손잡이), 청동향합, 청동굽다리그릇-(셋째줄)금동금강령(탁설), 금동금강저, 청동숟가락. /문화재청 제공

 

서울 영국사지 출토 의식 공양구 10점이 보물로 지정된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1일 고려 시대 금속공예 기술의 절정을 보여주는 서울 영국사지 출토 의식공양구 10점을 보물로 지정예고했다.

서울 영국사지 출토 의식공양구는 조선 시대 유학자 조광조(1482~1519)를 기리기 위해 세운 도봉서원의 중심 건물지로 추정되는 제5호 건물지의 기단 아래에서 2012년 수습됐다.

지정 예고 대상은 △금동금강저 1점 △금동금강령 1점 △청동현향로 1점 △청동향합 1점 △청동숟가락 3점 △청동굽다리 그릇 1점 △청동유개호 1점 △청동동이 1점 등 총 10점이다.

원래 조선 시대 도봉서원 터라고 알려진 이곳은 2017년 추가 발굴조사를 진행하는 도중 고려 초기 고승 혜거국사 홍소(899~974)의 비석 파편이 발견되었다. 비문의 내용 중 `도봉산 영국사'라는 명문이 판독됨에 따라 이 지역이 고려 시대 사찰 `영국사'의 터였음이 새롭게 밝혀졌다.

이로써 도봉서원이 영국사 터에 건립됐다는 사실과 발굴지에서 수습된 금속공예품은 바로 영국사에서 사용한 고려 불교의식용 공예품이었음을 알 수 있다.

유물 중 현향로, 향합, 숟가락, 굽다리접시 등의 명문을 통해 유물의 사용처와 사용 방식, 중량, 제작시기, 시주자 등에 관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그릇의 굽다리에 새겨진 `계림공시(계림공이 시주함)'라는 명문은 1077년~1095년 사이에 내려준 계림공의 작위명을 통해 고려 숙종(1054~1105)이 시주한 사실을 알 수 있어 출토유물의 시대적 편년과 고려왕실의 후원으로 제작됐음을 알려준다.

완형의 세트로 발견된 불교 의식구인 금동금강저와 금동금강령은 주조기술이 정교하고 세부 조형도 탁월해 지금까지 알려진 고려 시대 금강저와 금강령 중 가장 완성도 높은 공예품으로 꼽힌다.

문화재청은 서울 영국사지 출토 의식공양구 일괄은 출토지가 분명하고 고려왕실의 후원으로 제작된 수준 높은 금속공예기법과 공양의식에 사용했던 다양한 금속기들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국공예사와 불교사상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이날 부산 고불사가 소장하고 있는 불경 `예념미타도량참법 권1~5'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1474년(성종 5년) 세조의 비인 정희왕후의 발원으로 간경도감에서 개판한 왕실판본 불경이다. 10권 2책의 완질 중 권1~5의 1책에 해당한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지정 예고한 문화재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을 거쳐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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