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아다리에서 쓴 편지
방아다리에서 쓴 편지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7.06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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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이 피었습니다
김 익 교<전 언론인>

동네에 연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6월말쯤부터 마을주변 연밭에 백련, 홍련, 수련이 우아하고 아름다운 꽃을 하나, 둘 피워 내더니 이제는 오가는 이들의 발길을 붙잡을 만큼 됐습니다.

연은 잎과 꽃이 큽니다. 넙적하고 둥근 잎은 넉넉함을 느끼게 합니다.꽃 또한 아름답지만 화사함이 경망스럽지가 않습니다. 그 우아함과 단아함의 깊이가 기품까지 담고 있어 '꽃중에 군자'라 불려지는가 봅니다. 그래서 연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 진다고 합니다.

방아다리에 연꽃이 피게 된 것은 3년전 마을주민들이 연꽃 작목반을 구성하고부터 입니다. 쌀농사 보다 소득이 높고 볼거리를 만들어 손님들을 끌게 되면 자연 마을에 수입이 되기 때문에 농가소득증대 차원에서 시작된 것이지요. 첫해는 준비단계라 그렇고, 지난해부터 지역의 명소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습니다.연을 이용한 먹을거리, 볼거리가 마련되니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습니다. 또한 연밭에는 수생생물을 포함한 각종 파충류가 서식하고 있어 초등 학생들의 자연 학습장으로도 큰 몫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부터 청주시내권의 10여개 학교 80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다녀 갔고, 앞으로도 200여명의 학생들이 생태체험, 농촌체험의 장으로 예약이 돼 있습니다.

연은 꽃, 잎, 줄기, 뿌리까지 버릴게 하나도 없는 소중한 먹을거리요, 약초이면서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과 깨달음을 주기도 합니다. 그중에서도 "더러움으로 오염된 곳에 있어도 항상 깨끗이 정화돼 있어야 된다"는 뜻을 지닌 처염상정(處染常淨)은 연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더러운 물에 뿌리를 박고 있지만 잎과 꽃에 한점 오물을 묻히지 않고 늘상 정갈하게 꽃을 피우는 연이야 말로 이시대에 사는 우리들에게 묵언의 가르침을 주고 있습니다.

집에서 연밭이 내려다 보입니다.하루일을 시작하면서 넓직 넓직한 초록잎과 소담한 하얀꽃이 어우러진 연밭을 보면 심신이 맑아집니다.

아침 물안개라도 피어 오르면 더 더욱 환상입니다.

비록 도시와 인접한 농촌지역이지만 자연의 숨결이 살아 있는 이곳은 방아다리이면서 공식 지정된 명칭은 '청원연꽃마을', '녹색농촌체험마을', '팜 스테이 마을'입니다. 이번 주말 가족들과 방아다리 연꽃을 보면서 심신을 한 번 정갈하게 다듬어 보시는 것은 어떨는지요.

혼자보기 아까워 여러분들에게 초대의 편지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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