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분리배출, 실천 근육을 키워야
쓰레기 분리배출, 실천 근육을 키워야
  • 곽혜란 청주시 공원조성과 주무관
  • 승인 2021.06.2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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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곽혜란 청주시 공원조성과 주무관
곽혜란 청주시 공원조성과 주무관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대부분의 여가시간을 보내다가 최근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한국 최초의 SF영화 「승리호」를 보게 되었다. 영화는 2092년 우주의 위성 궤도에 건설된 유토피아에서 살고 있는 5%의 특권층과 모든 생물이 사라져 황폐해진 지구에 남겨진 95%의 인류의 모습을 대비, 신선한 영상미를 보여주며 계급 간의 갈등, 애틋한 가족애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으나 필자에게 가장 기억이 남는 건 우주 행성을 떠도는 많은 우주쓰레기와 그것을 주워 팔아 수입원으로 삼는 우주 노동자들의 모습이었다.

최근 언택트 소비 증가에 따라 넘쳐나는 일회용품, 청정지역 제주도에도 쌓여간다는 쓰레기 마시멜로 더미, 주택가 및 공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누군가가 버린 얼룩진 흔적들은 모두 우리의 생활공간을 숨 막히게 침범하고 있다. 이제는 정말 실천이 필요하다.

먼저 정부의 시책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청주시는 쓰레기 처리 시스템 기반 시설 구축, 스마트폰 앱을 활용한 대형폐기물 재활용, 투명 페트병 별도 배출 확대 시행, 공동주택 폐비닐의 공공 수거 등 시민 편의 및 쓰레기 줄이기 시책을 발표한 바 있다. 각자의 입장에서 동참하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보면 좋겠다.

우리 부서 직원들은 개인용 컵에 커피를 마시고 출장을 갈 때엔 공용 에코백이나 서류 가방을 이용하고 재활용품 분류함을 점검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오늘 아침엔 부서의 아이스팩 수거 행사에 동참하기 위해 세탁실 한편에 쌓여 있던 아이스팩을 챙겨 나왔다.

폐기물의 자원화는 정확한 분리배출에서 시작된다.

환경부 지침에 의하면 의외로 잘못 배출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감열지(영수증)나 코팅된 전단지와 벽지 등은 종이로 재활용되지 않으며 플라스틱 빨대, 사용한 칫솔, 과일 포장용 그물망도 모두 재활용되지 않는다. 문구류, 변색된 컵라면 용기, 보온보냉팩, 스티커가 붙은 비닐은 모두 재활용품인척하는 쓰레기 목록이다.

가정에서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기로 했다. 학교에서 이론을 배우지만 가정에서 경험을 반복하지 않으면 학습은 체화되지 않는다. 요구르트 뚜껑의 은박지를 떼어 헹구어 놓고, 투명 페트병은 내용물을 비우고 스티커를 제거한 뒤 압축해 뚜껑을 닫게 했다. 초등학생 두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고 곧잘 따라 하는 것을 보니 습관이 되면 `쓰레기 줄이기 실험'에도 동참해볼까 한다.

굳어진 습관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의식적인 생각과 습관의 변화가 있어야 아이들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확보되지 않을까? 맥스웰 몰츠의 성공의 법칙에 의하면 생각이나 행동이 습관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21일의 반복된 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작은 변화의 씨앗들이 습관이 될 수 있도록 실천 근육을 키워야 한다. 우리 아이들이 우주쓰레기 속 청소노동자가 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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