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회장 "자원 없는 우리나라, 어느 대통령이든 사절단과 세일즈는 당연"
박용만 회장 "자원 없는 우리나라, 어느 대통령이든 사절단과 세일즈는 당연"
  • 뉴시스 기자
  • 승인 2021.06.16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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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페인 경제협력위원장 자격으로 스페인을 방문 중인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업인 사절단에 대한 일부 비판적 시각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박 회장은 15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에서 열린 펠리페 6세 국왕 내외 주최 국빈만찬 사진을 올렸다.



박 회장은 "스페인 국왕 초청으로 왕궁에서 하는 만찬에 참여하는 것이 오늘로 네번째고 첫번째가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였으니 거의 20년 전"이라며 "19시간 걸려서 왔는데 오후 내내 눈을 붙이질 못해 고단하다. 그런데 영국에서의 다자 회담을 끝내고 온 대통령과 수행단 얼굴을 보니 나는 고단하다 말도 꺼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만찬에는 스페인 주요 기업의 회장들이 많이 참석을 했는데, 만찬 끝나고도 스페인 기업인들이 우리 대통령을 둘러싸고 계속 이야기를 해서 열시반이 넘어 겨우 끝이 났다"며 "나도 지난 이십년동안 대통령과 사절단과 함께 참 많은 나라를 다녔다. 처음에는 따라 다녔고 나중에는 비즈니스 행사를 주관하니 모시고 다녔다고 하는 것이 맞다. 그래도 보람이 있어 늘 기운차게 다녔다"고 했다.



박 회장은 "유럽국가들처럼 관광자원이 많지도 않고 천연자원도 빈약한 우리나라"라며 "미국, 중국처럼 광활한 국토에 많은 인구가 있어 내수시장으로 경제가 든든하지도 않다. 그러니 어느 대통령이든 사절단과 함께 팀으로 다니며 세일즈에 전력을 다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우리의 처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힘들게 다니는데 괜히 기업인들 끌고 다니는 것처럼 폄하할 때는 참 마음이 늘 답답하다"며 "내가 같이 한 역대 정부 모두가 그렇게 해서 오늘을 만든 것이고, 역대정부 모두 그 때마다 같은 비아냥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박 회장은 "이렇게 순방을 통한 비즈니스 외교에 대통령과 같이 나서면, 내가 지지를 하건 안하건 정치 철학이 나와 같던 다르던 중요하지 않다"며 "민주주의 헌법절차에 따라 국민 다수의 결정에 의해 선택된 대통령은 그 존재 자체로 성숙한 민주국가의 상징이다. 그래서 나도 늘 역대 대통령들을 모시고 다니며 당당했고 최선을 다 해 도우려 애썼고 그것이 민주주의 선진국 국민으로서의 자존심을 세우는 길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의 왕궁도 네 분의 대통령과 같이 왔던 곳"이라며 "어마어마한 규모와 오랜 역사가 보존되어 압도하는 궁이지만, 반세기 조금 넘는 시간에 번영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이룬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오늘도 당당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박 회장은 "그렇게 끝이 나고 나는 잠자리를 향해 오는데 대통령과 수행원은 내일의 총리 회담을 위한 마지막 점검을 지금부터 해야 한다고 한다"며 "내가 고단한 것조차 미안해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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