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축제를 기다리며
명품축제를 기다리며
  • 연주흠 청주시 흥덕구선관위 사무국장
  • 승인 2021.06.1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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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연주흠 청주시 흥덕구선관위 사무국장
연주흠 청주시 흥덕구선관위 사무국장

 

여름의 초입, 들녘은 이미 모내기를 끝냈거나 때를 놓치지 않으려 논에 물을 대느라 분주한 풍경이다. 예전 이앙기가 없던 시절, 다닥다닥 붙어 일일이 사람 손으로 모를 심던 때, 지금처럼 코로나19가 창궐했다면 마스크착용을 비롯해 사람 간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준수하느라 곤욕을 치렀을 거란 생각이 스친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그 강력한 전염성으로 사람들 사이를 물리적으로 멀어지도록 강제함에 따라 우리네 일상 어느 한구석 온전한 것이 없다.

코로나19가 점점 더 강한 전염성을 가진 변이바이러스로 진화하는 작금의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지만, 시작이 있으면 반드시 끝이 있기 마련이듯 코로나19가 더 이상 사람들을 떼어 놓지 못하는 날은 기어이 도래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억눌렸던 일상의 즐거움들을 구가하기 위해 여행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잠재적으로 연기되고 있는 지역축제가 활성화되어 이전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주지하다시피 1995년 4대 지방선거를 통해 본격적으로 지방자치시대가 열린 이래 각 지방자치단체마다 지역 특색을 살린 각종 축제를 경쟁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개화기 각종 꽃축제를 위시하여 지역농산물을 주제로 또는 지역의 문학인이나 역사적 유산을 중심으로, 심지어 반딧불이, 나비 등 곤충을 모티브로 한 축제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와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축제가 존재한다.

우리에게 축제가 필요한 이유는 그것이 삶의 고단함을 덜고 새로운 미래 활동을 위한 휴식과 재충전의 수단이기 때문이며 그렇기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개최될 축제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축제는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즐거움은 배가되고 참여자에게 고양된 일체감을 부여한다. 그런 의미에서 선거는 축제와 기능적으로 닮아 있다. 선거 역시 유권자의 참여율이 높을수록 결과에 대한 정당성이 확보되고 국가와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동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발길을 끄는 축제가 되기 위해선 다양한 먹거리, 볼거리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하듯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향하게 하기 위해 지금 우리의 선거문화엔 마땅히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

무엇보다 선거에 임하는 정당과 후보자들은 상대 정당과 후보자에 대한 근거 없는 네거티브 공세보다 당해 정당과 후보자의 차별화된 장점을 알리고 실현 가능한 정책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주력하여야 한다. 정치공학적 계산에 따른 네거티브 공세와 여론의 추이에 맞춰 급조된 공약남발은 유권자들의 피로를 가중시키고 정치적 무관심을 야기하는 요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 선거 후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간간이 부정선거 시비가 일고 불복의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당선자는 유권자에게 감사하고 낙선자에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건네고, 낙선자는 당선자를 축하하고 정치의 동반자로서 협력을 약속하는 성숙한 정치권의 모습을 목도할 때 유권자의 정치참여도는 한층 높아질 것이다.

내년 3월과 6월에 제20대 대통령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명품축제는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내년에 치러질 양대선거가 보다 많은 유권자가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명품축제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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