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잘 만드는 미술관
아이를 잘 만드는 미술관
  • 이정림 공무원·향토가수
  • 승인 2021.06.0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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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이정림 공무원·향토가수
이정림 공무원·향토가수

 

제천에는 아주 특별한 여자가 있다.

아이를 잘 만들어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도대체 아이를 얼마나 잘 만들 길래? 도대체 힘이 얼마나 세길래? 도대체 몇 명이나 만들었길래? 등등 아이를 잘 만든다는 것에 궁금증이 갈 것이다.

그녀가 생물학적으로 만든 아이는 네댓 명이지만 닥종이로 만든 아이는 숫자로 셀 수 없을 만큼 많다고 한다.

그래서 세간에서 그녀는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로 통한다고 한다. 그녀는 제천이나 충북에서보다 오히려 해외에서 더 알려진 여자이다. 다섯 살 때부터 한지로 인형을 만들며 놀다 70년이 지난 지금 독일, 네덜란드, 프랑스, 스웨덴, 스페인, 스위스 등에서 70여 차례의 전시회를 가진 세계적인 닥종이 예술가이다.

이런 세계적으로 평판이 알려진 그녀가 이제 고향 제천에서 닥종이 아이들을 만들려고 한다. 단지 아이들을 만드는 작업에 그칠 뿐만 아니라 미술관을 찾는 누구에게나 비법을 공유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가? 분명 제천으로 보나 충청북도로 보나 국제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는 세계적인 아티스트를 내세운 미술관은 큰 자산이 될 것임을 확신하게 한다.

어느 민족이건 역사와 전통은 큰 자랑거리이다. 한지와 한옥은 우리의 자랑이다. 양지는 최대 200년 보존인 데 비해 한지는 천 년 이상 보존할 수 있다고 한다. 새삼 한지의 위력에 놀랍다. 이런 한지로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만들어 보존하는 것이 한지 공예이다.

최근에는 `예술, 역사 기록에 1000년 생명 준 한지'라고 명명하며 유네스코 유산 등재를 논하는 교단 움직임도 있었다고 한다.

역사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참으로 대단한 한지에 길이 보이는 듯하다. 아이를 잘 만드는 여자, 닥종이 인형 작가 김영희님은 제천의 숨겨진 보물이다.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다 이제 고향 제천에서 고향을 위해, 대한민국을 위해 역사를 계승하려 한다. 한지의 숭고한 숨결이 한 올 한 올 제천의 맥을 짚으려 한다.

김영희 작가의 작품에는 꿈을 가진 어린 아이의 환상과 동심의 세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둥글고 넓적한 얼굴, 통통하고 짧은 다리, 실처럼 작은 눈, 오므리고 앙 다문 입 등은 한국인의 모습을 아주 정감 있게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작가는 한국전쟁을 겪었으며 타국에서 수많은 문화 장벽을 겪었다. 굴곡 많은 인생길에서 그의 작품은 더욱 빛나게 되었으리라 짐작게 한다.

이제 제천에서, 가까운 거리에서 작가의 혼을 만나고 싶다. 제천은 한방의 도시이다. 한방과 한지는 잘 어울린다. 한방이 그렇듯 한지 역시 콘텐츠가 무궁무진하다. 그냥 단순한 미술관이 아닌 닥종이 인형이 빼곡한 미술관은 참으로 특별한 미술관이 될 것이라 여겨진다.

과거는 현재로 오는 길이며 현재는 미래로 가는 길이라 했다. 부지런한 계절과 함께 과거와 현재는 매번 탄생되고 미래는 선물처럼 다가온다. 제천의 미래는 역동하리라.

아이를 잘 만드는 미술관의 탄생이 제천을 역동하게 하리라.

충북의 랜드마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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