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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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청타임즈
  • 승인 2007.07.0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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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자의 목소리…국민 건강 제일의 유기농
장 산 주지스님 (제천 고산사)

언젠가부터 귀농하는 사람이 부쩍 늘고 있다. 국가시책으로 귀농인에 대한 그리고 농민에 대한 대우가 특별해서가 아니라 도시의 서민들이 직장생활의 구태의연하고 별 전망도 없는 테두리에서 벗어나 도시의 오염된 공기와 메마른 정서가 아닌 삶을 사는 모습답게 가꾸고 작지만 풍요로운 행복을 누려보자는 원초적 본능일 것이다.

실제로 많은 귀농인들이 수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다양한 채소를 유기농으로 재배해 성공한 자료를 축적, 서로 교환하고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 대부분의 귀농인들이 일반 농민들의 농사법을 답습하고 있기보다는 보다 현실적, 과학적 차원에서 미래지향적 농사법을 연구, 발전시키고 있다는데 주목해야 한다. 즉 기계·과학적 영농법을 병행해 다양한 품종의 재배기술과 자연과 환경친화적 농사법인 유기농 재배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 흥미롭다.

본인은 귀농인은 아니지만 유기농과 무농약 재배에 관해서는 매우 관심이 있다. 사찰의 텃밭이 100여평 남짓한데 상추, 쑥갓, 아욱, 근대, 고구마, 가지, 고추, 호박 등 여러 가지 푸성귀가 자라고 있다. 농약은 일절 쓰지 않고 병충해 방제를 위해 식초와 목초액을 주로 쓰는데 막걸리, 설탕, 마늘, 오동잎 엑기스도 중요한 방제약이 된다.

방제는 5일마다 하고, 밭두덕에 난 잡초는 낫으로 베고 밭고랑에 난 풀은 호미로 김을 맨다. 태양아래서 김을 매고 있노라면 땀으로 흠씬 젖지만 땅의 열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대지의 신선한 에너지(원적외선)를 온몸으로 받고 나면 노폐물이 땀으로 나오면서 태양에 동화한 피부에서 비타민 D가 생성된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고된 노동은 아닌 것 같다.

일과 후 몸을 씻고 나무 그늘에 앉았으면 그 상쾌함과 즐거움을 무엇으로도 비유하기 어렵다. 요즘 농법으론 다이옥신이 주성분인 제조체를 쓰면 잡초제거는 간단하지만, 토양이 오염돼 농작물은 그 본래의 고유하고 진실된 맛을 잃어버리게 된다.

겉만 번지르하고 무성한 일반작물은 인스턴트 식품에 길들여진 요즘 어린이처럼 10대∼20대부터 고혈압, 당뇨병 같은 성인병을 앓는 것과 같다.

일손이 적게들고 대량생산이 가능한 오늘날의 영농기술이 대단히 뛰어나도 국민의 건강을 생각할 때 농약으로 오염된 농작물이 국민의 밥상에서 떠날 수 없다면 이것은 애시당초 병마를 안고 있다고 본다.

옛말에 '재물을 잃는 것은 조금 잃은 것이요,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이 잃은 것이다.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게 된다'라고 했듯이 국민 건강은 행복한 삶의 원천이 된다. 식탁이 음식물이 정갈해 기본적 영양소가 육체에 활력을 준다면 그 많은 약방과 한방, 양방 병·의원도 줄어들게 돼 국민실질 소득이 증가해 생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건강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들면 삶은 더없이 풍요로워진다.

어떤 보고서에 의하면 유기농채소(구체적으로 시금치)와 일반채소를 비교해 보니 영양소가 10∼20배까지 우월하다고 보고된 바 있다. 적게 먹고도 큰 힘을 낼 수 있는 유기농이야말로 국민이 선택할 권리이자 의무다.

일반채소보다 값이 3∼5배 비싼 채소지만 그 가치는 충분하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그 가치를 인정하고 선택해 줄 때 체력과 함께 국력도 신장하리라.

세계가 앞다퉈 유기농에 관심을 보이는 이때 세계시장에서 우리 유기농이 그 진가를 발휘할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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